'애플보다 가볍고 얇은 이유 있었네'…삼성 '여권폰' 속 비밀

입력 2026-10-05 13:02

삼성전자가 갤럭시Z폴드8의 무게와 두께를 줄이기 위해 디스플레이부터 내부 부품, 배터리와 방열 구조까지 기기 전반을 손본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소재 하나를 바꾸는 방식이 아니라 작은 부품의 구조와 배치까지 다시 설계해 경량화를 구현했다는 분석이다.

5일 샘모바일에 따르면 갤럭시Z폴드8과 애플 아이폰 듀오는 모두 7.6인치 내부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지만 무게는 각각 201g과 254g이다. 갤럭시Z폴드8이 53g, 약 21% 가볍다. 두께도 갤럭시Z폴드8은 접었을 때 9.7㎜, 펼쳤을 때 4.5㎜로 아이폰 듀오의 11.3㎜, 5.2㎜보다 얇다.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특정 소재 하나에 의존하지 않고 디스플레이 지지 구조와 내부 부품 배치, 배터리 공간, 방열 시스템 등 기기 전반을 재설계해 경량화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디스플레이부터 손봤다…270개 부품 재검토갤럭시Z폴드8 디스플레이에는 '플렉스 티타늄(Flex Titanium)' 구조가 적용됐다. 샘모바일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아래에는 사람 머리카락 두께의 약 3분의 1 수준인 티타늄 합금 필름이 들어갔고, 그 아래에는 접히는 부분에 미세한 구멍을 낸 티타늄 플레이트가 배치됐다.

화면을 반복해서 접고 펼칠 수 있도록 하면서 펼친 상태에서는 디스플레이를 지지하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디스플레이 조립체를 기존보다 10% 얇게 만들었다. 샘모바일은 구조를 얇게 만들면서 화면 뒤쪽에 추가 공간을 확보했고 디스플레이 평탄도와 주름도 개선했다고 전했다.

프레임에서도 삼성전자와 애플은 다른 방식을 택했다. 갤럭시Z폴드8은 외부에 '어드밴스드 아머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디스플레이 하부처럼 필요한 부분에 티타늄을 적용했다. 아이폰 듀오는 외부에 Grade 5 티타늄을 쓰고 내부 구조에는 알루미늄 프레임을 사용했다.

삼성전자는 작은 부품도 경량화 대상으로 삼았다. 샘모바일에 따르면 개발 과정에서 약 270개 부품과 180종 이상의 보조 부품을 검토했다. 회로기판을 다시 설계하고 약 15종의 보조 부품을 없앴으며 일부 부품은 하나의 구조로 통합했다.

일부 변경으로 줄어든 무게는 0.001g 수준이었다. 삼성전자는 더 얇은 금속 부품이 생산 과정에서 휘지 않도록 제조 방식도 손봤다. 최신 갤럭시Z 시리즈는 반복 폴딩과 낙하, 압력, 습기·이물질 등을 포함한 100개 이상의 신뢰성 테스트를 거쳤다고 매체는 전했다.

얇아졌지만 배터리는 4800mAh내부 공간을 줄이는 과정에서도 배터리 용량은 확보했다. 갤럭시Z폴드8에는 4800mAh 배터리가 탑재됐으며 실리콘-카본 기술을 적용해 제한된 공간에 더 많은 에너지를 담도록 했다.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디스플레이 구조와 내부 부품에서 확보한 공간을 배터리에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주변 공간을 넓히는 동시에 배터리 자체의 공간 효율도 높여 접었을 때 9.7㎜ 두께를 구현했다는 것.

방열 방식도 차이를 보였다. 애플은 프로세서와 커스텀 베이퍼 챔버를 연결해 열을 이동시키는 방식을 채택했다. 삼성전자는 개선된 그래파이트와 접합 금속층을 활용했으며, 샘모바일은 필요한 방열 성능을 확보하면서 무게를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했다고 전했다.

다만 갤럭시Z폴드8은 S펜을 지원하지 않는다. 반면 아이폰 듀오는 올해 말 애플펜슬 지원이 예정돼 있다. 샘모바일은 손글씨 메모나 스케치, 문서 마크업을 자주 사용하는 이용자에게는 의미 있는 차이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샘모바일은 "삼성은 한 가지 소재를 바꿔 갤럭시Z폴드8을 201g으로 만든 것이 아니다"라며 "휴대전화 전체가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다시 생각했다"고 전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