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는 與 '김지용 내홍'

입력 2026-10-04 17:40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사진) 인선을 둘러싼 여권 내홍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김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하며 인선을 밀어붙였지만 추미애 경기지사와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강경파는 공개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통령도 여권 일각을 겨냥한 경고성 메시지를 내며 자제를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4일 X(옛 트위터)에 “개혁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 하는 것이지 누군가의 정치적 성과와 환호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며 “선명함을 드러내고 주목을 받고 누군가를 공격하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썼다. 특정 인물이나 현안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김 후보자 인선에 반대하는 여권 강경파를 겨냥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여권 내 관계에도 신경 쓰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 X에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와 만난 사실을 언급하며 “내란의 밤을 함께 싸우며 넘어온 동지”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검찰개혁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온 정 전 대표와의 관계를 재확인하면서 중수청장 후보자 인선을 둘러싼 당내 이견을 조율하고 협조를 구하려는 행보로 보고 있다.

추 지사는 전날 SNS에 자신이 법무부 장관이던 시절 김 후보자를 검사장으로 발탁한 일을 언급하며 “저의 사람 보는 실력이 형편없음을 고백하고 가슴을 친다”며 “제가 검사장으로 발탁한 것을 거꾸로 그를 신뢰하는 근거로 삼지 말아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가 추 장관 재임 시절 검사장으로 승진했다는 점 등을 들어 ‘친윤(친윤석열) 검사’라는 비판을 반박한 데 대해 공개적으로 선을 그은 것이다.

김 후보자 지명에 반대하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도 “광복 이후 반민특위를 만들었는데 친일파를 위원장으로 임명하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개혁하는 자리에 개혁의 대상이 들어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당내 논란이 이어지자 박지원 의원은 의원총회 표결로 정리하자고 제안했다. 박 의원은 SNS에 “강경파로 알려진 김 의원도 반대하지만 당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한다”며 “닥치고 의총 소집, 무제한 토론하고 표결해 당론으로 결정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이날 SNS에서 “사정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킬 사람을 뽑겠다고 해야 하는데, 이 사람이 자기 편인지 아닌지만을 가지고 이재명 정권과 여당이 낯 뜨거운 비토 논쟁을 벌이고 있다”며 “국민들을 투명인간 취급한다”고 비판했다.

하지은/김형규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