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자(들)' 관련 탄흔 굿즈를 낸 메가박스 측이 "사건의 엄중함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4일 메가박스는 공식 입장을 내고 "당사의 오리지널 티켓은 관람 고객에게 무상 제공되는 시그니처 굿즈로, 모든 제작 과정은 배급·제작사와의 사전 협의를 거쳐 진행된다"며 "이번 '암살자(들)' 오리지널 티켓의 경우 일정 제약으로 인해 담당자들이 실물 영상을 미리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배급사가 제공한 한정된 이미지 자료만을 바탕으로 디자인이 기획됐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문제는 해당 굿즈가 1974년 8·15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 등 비극적인 현대사 장면과 포스터 이미지를 자극적으로 강조했다는 점이다. 오리지널 티켓이 공개된 직후 영화 팬들과 보수 진영, 시민단체 사이에서는 "역사적 참혹사와 희생자의 아픔을 한정판 굿즈의 디자인 요소로 가볍게 소비했다"는 분노가 들끓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메가박스는 "극중 장면과 포스터를 활용해 작품의 성격과 서사를 부각하려 했으나, 역사적 비극과 참혹한 사건이 지닌 엄중함과 무게감을 깊이 헤아리지 못했다"며 "이번 이슈로 불편함을 느끼신 모든 관객과 사건 당시 비극적인 아픔을 겪으신 유가족 및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고개 숙였다.
후속 조치로는 잔여 굿즈의 즉각적인 회수와 철저한 검증 체계 구축을 약속했다. 메가박스는 "해당 오리지널 티켓은 개봉 당일 대부분 소진됐으나, 남아있는 잔여 수량은 관객 증정용으로 재사용하지 않고 전량 폐기 처분할 예정"이라며 "향후 굿즈 제작 과정에서 역사적 사건이나 실존 인물이 지닌 사회적·윤리적 파급력을 다각도로 검증할 수 있는 내부 프로세스를 긴급히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연일 지속되는 '암살자(들)' 역사 왜곡 논란은 메가박스의 '탄흔 티켓'으로 번지며 정치권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은 굿즈 배포 책임자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은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존중하더라도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금도가 존재한다"며 "타인의 비극적 사건을 매개로 삼는 저급한 상업주의는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의힘은 싱가포르국제영화제 해당 영화 상영 철회 요청 서한을 보내기로 했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 신자유연대와 벨라도는 개천절 연휴인 이날 주연 배우 유해진의 거주지 인근에서 규탄 집회를 열고 고인과 유족을 향한 사과 및 영화 상영 중단을 촉구했다.
포털 내 '평점 조작' 정황도 수사기관의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 네이버는 관람평 분석 결과 '암살자(들)' 정렬 페이지에서 기계적 매크로를 활용한 비정상적 트래픽 어뷰징 행위를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해당 작품의 관람평 노출 방식을 임시로 '최신순'으로 변경 조치했다.
'암살자(들)'은 개봉 11일 차인 지난 3일 관객 수 200만 명을 넘어섰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