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충남 천안 아파트 분양이 크게 늘었다. 성성호수공원 일대 도시개발사업이 본격적인 공급 단계에 들어선 데다 2023년 시장 침체로 지연된 일부 사업장이 재개된 영향이다. 삼성의 대규모 투자로 주택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도 반영됐다. 1만 가구가 넘는 물량이 한꺼번에 풀리면서 단기적으로는 공급 과잉 우려도 제기된다. ◇성성호수공원 일대 분양 집중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천안에서는 아파트 13개 단지, 총 1만1293가구가 분양됐다. 지난해(6144가구)의 두 배, 2024년(3936가구)의 세 배 수준이다. 2023년에는 ‘백석 센트레빌 파크디션’(358가구) 한 곳만 분양됐다. 이달 청약을 앞둔 ‘더샵 천안라크원’(1290가구)을 포함하면 올해 분양은 14개 단지, 1만2583가구로 늘어난다.
공급은 성성호수공원을 둘러싼 서북구 성성·업성·부대동 일대에 집중됐다. 전체 14개 단지 가운데 13곳이 이 지역에 들어선다. 천안 아이파크 시티 3~6단지(3662가구), 업성 푸르지오 레이크시티 1·2단지(1908가구), 엘리프 성성호수공원 1·2단지(1165가구) 등 대단지가 몇 달 간격으로 잇달아 공급됐다.
이 일대에서는 2022년 조성된 인공호수 성성호수공원을 중심으로 2만5000가구 규모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도시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기존 주거지인 불당동을 대체할 신흥 주거지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단지는 호수 조망이 가능하고, 삼성전자 삼성SDI 등 주요 일자리와 가까운 점도 수요를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달 분양 예정인 더샵 천안라크원도 호수 인근에 들어선다. 지하 2층~지상 37층, 10개 동, 1290가구(전용면적 84~118㎡) 규모다. 단지 인근에는 수도권 전철 1호선 부성역이 신설될 예정이다. 이를 끝으로 호수공원 일대 신규 분양도 마무리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분양 증가 속 수요 기대단기간 공급이 집중되면서 일부 단지에서는 청약 성적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2월 ‘천안 아이파크 시티 6단지’(1066가구)는 766가구 모집에 8437명이 몰려 평균 11.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4월 ‘엘리프 성성호수공원 1단지’(546가구)는 26.3 대 1을 나타냈다. 반면 지난달 분양한 ‘두정역 푸르지오 그랑피크’와 ‘천안 아이파크 시티 3·4단지’는 0.2~0.3 대 1에 그쳤다. 호수 조망 여부와 함께 단기간 공급 과잉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천안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0월 1032가구에서 올해 7월 5100가구, 8월엔 4874가구로 늘었다. 2023년 고금리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시장이 침체됐을 당시보다 많은 수준이다. 다만 준공 후 미분양은 8월 기준 301가구로, 2월 409가구 이후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요가 뒷받침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가장 큰 변수는 삼성그룹의 투자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라인 고도화에 10조원을, 삼성SDI는 차세대 배터리 마더팩토리에 9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사업 부지가 성성호수공원 생활권과 인접해 직주근접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인구도 현재 66만 명을 넘어 증가하는 추세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인접한 아산에도 11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은 “천안은 대기업 생산라인과 산업단지가 집중된 지역으로 30~40대 중심의 안정적인 실수요 기반이 탄탄하다”며 “성성호수공원 일대는 주거 환경과 일자리 접근성이 뛰어나 장기적으로 수요가 꾸준히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