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패션 브랜드 자라(ZARA)가 핼러윈을 앞두고 판매한 아동용 의상이 나치 강제수용소 수감자 복장을 연상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자라는 해당 아동복 판매를 중단했다.
3일(현지시간) 독일 주간지 차이트와 오스트리아 공영방송 ORF 등에 따르면 자라는 최근 유럽 온라인몰에서 '키즈 핼러윈 신랑 코스튬(Kids' Halloween Groom Costume)'이라는 이름의 아동용 의상을 39.99유로(약 6만원)에 판매했다.
문제가 된 제품은 각각 푸른색 세로 줄무늬가 들어간 재킷과 반바지 세트다. 옷 소매에는 낡고 해진 듯한 효과가 적용됐다. 상·하의에는 철조망을 연상케 하는 자수가 수놓아졌다. 왼쪽 가슴에는 붉은색의 리본 장식이 있었다. 각 디테일 요소가 아우슈비츠 등 나치 강제수용소 수용자의 번호표와 신분·출신 등을 구분하기 위해 사용됐던 표식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해당 제품에 대한 비판이 확산됐다. 유럽에서 활동하는 이스라엘 언론인 도브 길하르는 SNS에 "핼러윈까지는 아직 한 달가량 남았지만, 스페인 패션 브랜드 자라가 또다시 악몽 같은 아이디어로 유럽 소비자들을 경악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영화 '비틀쥬스'의 주인공이 입었던 줄무늬 의상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의도와 상관없이 홀로코스트와 관련된 이미지가 연상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논란이 식지 않았다.
이후 자라는 해당 제품을 온라인과 매장에서 모두 판매 중단했다. 회사 측은 "이번 핼러윈 어린이 신랑 복장이 불러온 모든 오해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품 출시 전 검토 과정에서 나치 강제수용소 복장과의 유사성이 검증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자라의 나치 관련 디자인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에는 파란색과 흰색 줄무늬 아동용 상의에 노란색 별 모양 장식을 붙인 제품이 판매됐다가 비판을 받았다. 당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 장식이 나치가 유대인을 식별하고 차별하기 위해 강제로 착용시킨 '유대인 별'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라는 해당 제품을 철회하고 사과했고, 디자인은 고전 서부영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2007년에도 자라의 가방에 새겨진 녹색 문양이 나치의 하켄크로이츠와 유사하다는 반응이 이어져 제품이 판매 중단된 사례가 있다. 당시 자라는 외부 공급업체가 제작한 제품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