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 한 마리가 부산의 한 공원을 전국적인 명소로 바꿨다. 평소 하루 방문객이 2000명에 그쳤던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에는 최근 열흘여 동안 6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제의 중심에는 몸길이 3.5m의 상어 '부캉이'가 있다. 먹이를 쫓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부캉이는 공원 경관수로에 머물며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방문객이 급증하면서 인근 상권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은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역 앞에 있다. 북항 재개발 1단계 사업을 통해 조성된 도심 속 휴식 공간이다.
부캉이 소식이 알려진 뒤 지난달 19일 방문객은 평소의 4배가 넘는 8800명을 기록했다. 추석 연휴 사흘째인 지난달 26일에는 하루에만 14만명이 찾았다. 연휴 나흘 동안 매일 10만명 이상이 몰렸다. 지난달 19일부터 최근까지 누적 방문객은 60만명을 넘어섰다.
상어 열풍은 인근 상권으로 번졌다. 공원 주변 편의점에서는 죠스바와 고래밥, 핑크퐁 아기상어 등 상어 관련 상품 매출이 급증했다. 상어 캐릭터 제작사 주가가 약 10% 오르기도 했다.
부산시는 부캉이를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채널 '부산튜브' 등에도 부캉이를 활용하고 있다.
부산 동구는 개청 70주년을 기념해 '북항 상어 캐릭터 공모전'을 열기로 했다. 전 국민이 참여할 수 있으며 총상금은 700만원이다. 선정된 캐릭터를 굿즈와 이모티콘 등에 활용하고 상어 조형물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역사회 환원 움직임도 나왔다. 이디야커피 북항친수공원점 강기성 대표는 수익금을 환원하겠다며 동구청에 고향사랑 기부금 100만원을 전달했다.
북항 친수공원 전체 면적은 19만6000㎡로 축구장 17개 크기다. 다목적 광장과 잔디마당, 산책로, 초화원, 역사공원, 문화공간 등이 들어서 있다.
공원을 상징하는 경관수로는 하늘에서 보면 커다란 낚시바늘 모양이다. 양쪽 끝이 바다와 연결돼 있다. 전체 길이는 1.5㎞, 폭은 30∼60m다. 수심은 조수 간만에 따라 2.5∼4m 수준이다. 부산시설공단이 운영하는 공원은 2022년 부분 개장했다. 2023년 11월27일 전면 개장했다.
이곳은 오랜 기간 시민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공간이다. 부산항 북항은 1876년 강화도조약을 계기로 개항했다. 이후 146년 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항만으로 사용됐다.
북항 재개발 사업은 2008년 시작됐다. 닫혀 있던 해안선을 시민의 여가·휴식 공간으로 돌려주는 국내 최초의 항만재개발사업이다. 전체 사업 면적은 154만㎡이며 사업비는 2조4000억원이다.
친수공원이 포함된 1단계 사업은 부산항 1∼4부두와 연안부두, 국제여객부두, 중앙부두 등 노후 항만 부지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공원과 오페라하우스, 해양레포츠 체험 공간 등을 조성하며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2단계 사업은 부산역 일대 철도 부지와 범일동 매축지, 부산진 CY 부지 등을 원도심과 연계해 개발하는 내용이다.
부캉이와 북항 친수공원은 영국 가디언 온라인판과 프랑스 AFP통신, 미국 CNN 공식 인스타그램 등에도 소개됐다. 146년 만에 시민에게 돌아온 북항이 상어 한 마리를 계기로 새로운 명소가 됐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