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맞을 흉탄을 네 어머니가…" 박정희, 딸 근혜에 쓴 편지

입력 2026-10-02 11:06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인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편지를 공개하며 영화 '암살자(들)' 제작진의 공개 사과와 상영 중단을 촉구했다.

유 의원은 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작과 표현의 자유가 객관적인 역사적 사실을 마음대로 뒤집을 수 있는 면허는 아니다"라며 "실제 피해자가 존재하고 유족이 지금도 살아 있으며 대한민국 현대사의 중대한 비극을 소재로 삼았다면 창작의 자유만큼이나 무거운 책임이 뒤따른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세광은 '문태광'이라는 이름으로 바꾸면서도 김신조, 김대중 등 실제 역사적 인물들은 실명으로 등장시킨다"며 "영화 후반에는 당시 실제 영상과 기록까지 사용했다"고 꼬집었다.

유 의원은 이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암살자(들)' 논란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료를 전달했다는 게 유 의원의 설명이다.

유 의원이 공개한 편지는 육영수 여사의 사망 소식을 듣고 프랑스에서 귀국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당시 심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이 편지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근혜야, 이것이 웬일이냐. 얼마나 놀랐겠니"라며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듯한 비통한 마음 어찌할 길 없겠지만 이제는 우리 모두 마음을 굳게 먹고 어머니가 남기신 우리 가정을 우리들의 힘과 노력으로 다시 가다듬어 나가는 방도를 모색해 나가야 되지 않겠니"라고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또 "이제는 네가 어머니의 대역을 해야 하겠다"며 "아버지도 너의 두 동생을 위해서 좋은 아버지가 되겠끔 무슨 희생이라도 하마"라고 적었다.

아울러 "너의 어머니는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어머니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은 "아버지가 맞을 흉탄을 (네) 어머니가 내 대신 맞고 가셨다. 내가 맞고 어머니가 살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몇 번이고 생각해본다"고 했다.

유 의원은 "박정희 대통령의 비통한 심정이 그대로 담겨 있다"며 "이미 존재하는 기록을 기록 그대로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편지는 편향된 음모론을 세상에 전염병처럼 퍼뜨리고 싶어하는 좌파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을 몽둥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영화 제작진에게 세 가지를 당부했다. 창작 부분과 역사적 사실 부분을 명확히 구분하고 역사 왜곡 비판을 감안해 상영 중단을 비롯한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명예와 유족에게 준 상처에 대한 공개적인 사과도 촉구했다.

그러면서 "영화는 두 시간이면 끝날 수 있지만 그 두 시간 동안 관객에게 심어진 이미지는 실제 역사로 기억될 수도 있다"며 "역사는 선전과 선동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감독과 제작진은 제 요구사항에 반드시 응해야 할 것이며 응분의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