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수출이 1209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83.5% 급증했다. 월간 수출액 1200억달러는 미국과 중국, 독일 이외의 나라는 밟아보지 못한 영역이다. 한국이 ‘수출 빅4 국가’로 진입 중이라는 의미다. 올해(1~9월) 누적 수출도 8145억달러로 작년 한 해 실적(7093억달러)을 이미 넘어섰다. 다음달 말이나 12월 초쯤 ‘연간 1조달러 수출’이라는 이정표를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서프라이즈’가 지속되다 보니 자고 나면 신기록이 만들어지는 양상이다. 9월 하루(조업일) 평균 수출은 56억3000만달러로 50억달러 벽을 처음 넘어섰다. 월 무역수지 흑자도 499억달러로 500억달러 돌파가 눈앞이다. 전년 동기(95억달러) 대비 5배의 폭증세다. 3대 수출지역인 중국(123%) 미국(137%) 아세안(93%)으로의 수출액이 일제히 2배 안팎으로 늘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세계 산업사를 다시 쓰는 괴력을 발휘 중이다. 9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3% 급증한 603억달러에 달했다. 단일 품목 수출 월 600억달러 돌파는 세계 무역사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로, 일본의 월평균 수출액(632억달러)과 맞먹는 규모다. 데이터센터 등의 수요 급증세가 이어지는 와중에 D램과 낸드플래시 등의 고정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한 덕분이다.
‘수출 호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지만 위험 요인에도 주목해야 한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달할 만큼 의존도가 점점 심화되는 모습이다. 1년 전 25.2%이던 반도체 비중은 지난달 49.9%까지 치솟았다.
반도체와 함께 3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 일반기계류의 수출 부진도 아프다. 9월 자동차 수출은 5.5%, 일반기계는 3.2% 감소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종료되면 수출 전반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의미다. AI와 함께 미래산업으로 분류되는 바이오헬스 수출은 8.6% 줄었고, 석유화학과 철강 등 전통 수출 산업도 5% 안팎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유지해 나가는 동시에 반도체 슈퍼사이클 이후를 준비하는 세심한 정책 결합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