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상 하도급업체가 아니라 시공사입니다. 연대보증을 세운 데 문제가 없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이 1일 제주 빌라 사업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연대보증을 섰다가 채권 가압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업체 A사 사례를 보도한 직후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렇게 해명했다. A사가 계약서상 ‘시공사’로 돼 있는 만큼 연대보증을 요구할 수 있는 대상이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A사는 실제로는 정해진 공사대금을 받는 업체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시공사 지위를 둘러싼 양측의 해석은 엇갈렸다.
누구의 해석이 맞는지는 향후 법적으로 가려질 문제다. 중앙회는 지난해 초부터 내규를 바꿔 제3자 연대보증을 막고 있다고 했다. 금융회사가 사업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에게 연대보증을 요구하는 것을 제한하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적용에 대비해 올해 초부터 외부 컨설팅도 받고 있다고 했다. 뒤늦게라도 관행을 고친 것은 평가할 일이다.
그럼에도 의문은 남는다. 새마을금고에서 제3자 연대보증이 설정된 PF 대출은 454개 사업장, 10조2112억원에 달한다. 개별 보증의 적법성을 떠나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을 위한 ‘관계형 금융’을 뿌리로 둔 새마을금고가 이처럼 막대한 PF 대출을 내주고 연대보증까지 요구한 건 따져볼 일이다.
관계형 금융은 지역과 거래 상대방을 잘 아는 강점을 활용해 획일적인 담보와 신용도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차주의 사업성과 상환 능력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금융이다. 하지만 부동산 호황기이던 2021~2022년 금융당국이 은행과 저축은행 PF를 조이는 사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새마을금고로 대출 수요가 몰렸다. 건당 규모가 큰 PF에 여러 금고가 함께 돈을 대는 공동대출 구조까지 맞물려 부동산 대출은 빠르게 불어났다. 지역의 차주를 발굴해 사업성을 하나하나 따지기보다 거액의 부동산 대출로 자산과 수익을 쉽게 늘려온 것이다.
물론 PF 자체가 새마을금고에 금지된 사업은 아니다. 문제는 대출을 늘리면서 감당해야 할 위험도 함께 커졌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시공사는 물론 제3자의 연대보증이 대출 위험을 보완하는 장치로 활용됐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담보가 부족하면 연대보증을 세우는 행위는 사실상 대출 심사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걱정스러운 건 새마을금고에서 올해 만기가 됐거나 만기가 돌아오는 제3자 연대보증 PF는 6조8835억원으로 전체의 68%에 달한다는 점이다. A사처럼 보증 책임을 떠안는 업체가 더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새마을금고가 본령을 잊은 채 수익만 좇은 데 따른 뼈아픈 청구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