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역대 최장인 86주 연속 상승했다. 공급 부족과 전세시장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출 규제로 수요가 중저가 지역으로 몰리면서 집값 상승세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지난달 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09% 올랐다. 종전 최장 기록인 85주 연속 상승(2020년 6월~2022년 1월)을 넘어섰다. 누적 상승률은 17.6%에 달한다.서대문·노원 강세…강남은 0.56% 하락
86주째 오른 서울 아파트값
서울 아파트값이 역대 최장인 86주 연속 상승한 가운데 지역 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고가 지역인 강남구는 7년8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반면 중저가 지역인 서대문·성북구 등은 0.3%를 웃도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9% 올라 86주 연속 상승했다. 종전 최장 기록은 문재인 정부 시기의 85주 연속 상승(2020년 6월~2022년 1월)이다. 당시에는 기준금리가 연 0.5%까지 낮아지며 시중 유동성이 급증했고, 임대차 3법 도입에 따른 전셋값 급등이 겹치며 ‘패닉 바잉’이 확산했다.
이번 상승장은 양상이 다르다. 기준금리가 연 3.0%로 과거보다 높고, 주택 공급 부족이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실거주 의무와 대출 한도 제한 등 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수요가 중저가 지역으로 옮겨 갔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는 “전·월세 매물이 줄어들면서 실수요자가 매매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86주간 누적 상승률은 17.6%로, 과거 85주 상승기(7.7%)의 두 배를 웃돈다.
자치구 간 온도 차도 뚜렷하다. 이번 주 강남구 아파트값은 0.56% 하락해 2019년 1월 넷째 주(-0.59%)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서초(-0.33%), 송파(-0.19%)도 내렸고, 용산(-0.01%)은 하락 전환했다. 반면 서대문(0.41%), 동대문(0.36%), 성북(0.36%), 노원(0.34%), 강북(0.31%) 등은 높은 상승률을 유지했다. 강북 14개 구(0.24%)와 강남 11개 구(-0.04%)의 격차는 0.28%포인트로 2012년 8월 첫째 주(0.33%) 후 최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강남권 약세에도 중저가 지역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30·40대 맞벌이층이 중저가 지역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며 “공급 부족에 대한 젊은 층의 불안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중저가 지역과 경기 남부는 세제 개편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고, 20·30대 대기 수요가 많아 상승세가 쉽게 꺾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6% 올라 지난주(0.19%)보다 상승폭이 둔화했다. 입주 물량이 많은 서초구는 0.23% 하락한 데 비해 성북·강북·노원구(각 0.36%) 등은 비교적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임근호/구은서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