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 핵심 간부 절반이 '판사 출신'

입력 2026-10-01 18:20
중대범죄수사청이 개청을 하루 앞두고 주요 간부 진용을 갖췄다. 차장엔 판사 출신 전종민 법무법인 KnC 변호사(사법연수원 24기)가, 6개 지방청장엔 검사 출신 4명과 판사 출신 2명이 임명됐다. 그러나 수장이 공석인 데다 수사인력 부족과 인프라 미비 등 문제를 안고 있어 수사 공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은정, 광주중수청장 임명
행정안전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중수청 첫 인사를 단행했다. 전 신임 차장은 춘천지법과 의정부지법, 서울행정법원 등에서 법관 생활을 하다가 2006년 이후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당초 중수청 차장 후보로 ‘공안통 검사’ 출신 임현 변호사가 물망에 올랐다. 김지용 청장 후보자에 이어 차장까지 검사 출신이 독식하는 데 대한 여권 내 우려가 나오자 판사 출신 차장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중수청장은 수원지검 2차장검사 출신인 최재민 변호사(30기)가 맡는다. 수원청장과 대구청장엔 각각 인천지검 부천지청장 출신 김형근 변호사(29기)와 인천지검 2차장검사 출신 홍종희 변호사(29기)가 임명됐다. 광주청장은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30기)이 맡는다. 대전청과 부산청은 판사 출신인 문홍주 변호사(31기)와 김기욱 변호사(33기)가 이끈다. 중수청 1급 수사관 7명 중 검사 출신이 4명, 판사 출신이 3명인 셈이다.

김형근 청장과 문홍주 청장은 김건희 특별검사팀 특검보 출신이고, 김기욱 청장은 관봉권띠지 의혹 특검보를 맡은 경력이 있다.

2일 출범하는 중수청은 부패, 경제, 방위사업, 마약, 국가보호, 사이버 등 6대 범죄와 법왜곡죄 수사를 전담한다. 중수청 출범 직전에 수사관 인사가 이뤄지긴 했지만 ‘개문발차’ 우려는 여전하다. 중수청 정원은 2874명(수사관+일반직)인데, 66% 수준인 1900명 수준으로 출범한다. 결원은 경찰과 변호사, 회계사 등 경력 채용을 통해 단계적으로 충원한다. 사무공간이나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등 인프라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수사 공백 우려는 여전”중수청이 불완전한 상태로 출범하게 돼 당분간 ‘수사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8월 말 기준 검찰에 쌓인 미제 사건은 16만4822건이다. 그동안 검사가 기록을 검토하다가 미진한 점이 있으면 직접 수사할 수 있었지만, 공소청과 중수청이 문을 여는 2일부턴 1차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검찰 안팎에선 전체 미제 사건의 55% 수준인 약 9만 건이 경찰과 중수청에 내려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통상 검찰은 송치 사건의 45%에 대해 보완수사를 했고, 10%는 보완수사요구를 했기 때문이다.

2일 이후에도 일부 사건은 검사가 수사를 이어갈 수 있다. 형사소송법 부칙에 따라 공소시효가 임박했거나 사건 성질상 불가피한 경우 수사 연속성 차원에서 검사가 최장 90일간 수사를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 비자금 의혹 사건은 서울중앙지방공소청이 계속 들여다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소청 체제에서 검사를 보조할 수사관 인력이 기존(검찰)보다 70% 줄어드는 게 변수로 꼽힌다.

검찰 관계자는 “주요 인지수사 부서는 검사 한 명당 2~3명의 수사관이 배치됐는데, 앞으론 한 명씩만 배치될 예정”이라며 “중수청 이동 등으로 공석이 될 검사 빈자리도 채워지지 않을 전망이라 인력 부족에 따른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