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3년이 골든타임…美공급망 선점·초격차 신무기 개발해야"

입력 2026-10-01 18:20
수정 2026-10-01 18:22

한국 방위산업이 ‘연간 수출 300억달러(약 41조원) 시대’를 열기 위해 뛰고 있다. 이를 위해선 공동 무기 개발과 현지 생산, 부품 공급, 유지·보수·정비(MRO)까지 영역을 넓혀 글로벌 방산 생태계의 허브로 거듭나는 이른바 ‘K방산 3.0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건은 크게 세 가지다. 핵심 시장을 선점하고, 인공지능(AI)·무인화에 특화한 ‘초격차 무기’를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방산 관련 제도를 수출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방산수출 300억달러 도전” 폴란드 K2 전차 수출(2022년)을 이끈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은 1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지금의 방산 성과는 갑작스러운 전쟁 특수가 아니라 산업의 체질이 바뀌고 기존에 축적해온 힘이 발현되는 것”이라며 “앞으로 3년은 K방산이 도약할 수 있는 ‘골든타임’인 동시에 ‘크리티컬 타임’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전통 방산 강국이 투자를 늘리고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있다”며 “K방산이 이들보다 먼저 세계 시장을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방산 수출은 2021년 73억달러에서 2022년 173억달러로 뛰며 처음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2024년 96억달러로 주춤했지만 지난해 다시 154억달러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방산 3.0 시대’로 도약하면 수출 200억달러를 넘어 300억달러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위해 반드시 뚫어야 할 곳으로는 세계 최대 방산시장인 미국이 꼽힌다. 미국의 방산 파트너로 자리 잡아야 호주 캐나다 등 선진국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회사 한화디펜스USA는 지난 8월 미 육군과 차륜형 K9 자주포(K9MH) 시제품 6문 공급 계약을 맺으며 그 포문을 열었다.

미국 시장 진출 방식은 완제품 수출에 머물러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생산과 공동개발, 부품 공급, MRO까지 영역을 확대해 미국 방산 공급망의 한 축을 맡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호성 국립창원대 GAST공학대학원장은 “납품이 끝나는 순간부터 다음 시계가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국내 軍사양 대신 수출형 개발해야두 번째 조건은 기술 초격차다. 지난 수년간 K9 자주포와 K2 전차, 천무, 천궁-Ⅱ, FA-50 등 K방산은 가격 경쟁력과 빠른 납기를 무기로 유럽과 중동 시장을 뚫었다. 하지만 유럽과 일본이 생산능력을 확대하면 이 같은 경쟁력만으로 우위를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우리 기업과 군이 AI와 유·무인 복합체계를 기존 무기와 빠르게 결합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국과 이스라엘 등 군사강국은 이미 무인체계를 기존 전투부대에 편입해 유인 전력과 함께 운용하는 단계로 진입했다.

일본의 방산시장 복귀도 K방산에는 새로운 변수로 꼽힌다. 일본은 한국 방산기업과 경쟁 관계인 동시에 미래 방산 생태계 조성 과정에서 기술과 생산능력을 서로 보완할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와 함께 방산 제도를 수출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군이 요구한 사양에 맞춰 무기를 개발한 뒤 해외에 판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한 ‘수출형 무기’를 개발해야 한다는 얘기다. 류연승 명지대 방산안보학과 교수는 “드론, AI, 로봇, 우주, 사이버 분야는 민간 혁신 속도가 빠른 만큼 군의 도입과 적용 속도도 빨라야 한다”고 했다.

신정은/강해령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