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로 연간 3명 이상이 사망한 기업에 영업이익의 최대 5%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비사업 용적률 완화를 위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과 의무공개매수제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상정되지 않았다.
국회는 이날 산안법 개정안을 재석 의원 219명 중 찬성 161명, 반대 52명, 기권 6명으로 처리했다.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해 연간 3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업장은 영업이익의 최대 5%를 과징금으로 내게 된다. 영업이익이 없거나 영업이익 산정이 곤란한 경우 또는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이 30억원 미만이면 30억원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과징금 내야 한다.
국민의힘은 과징금 한도가 과도하다며 당론으로 반대했다. 반대 토론에 나선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하는 두 반도체 회사의 영업이익은 각각 350조원과 250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며 “두 사업장에 개정법을 적용하면 과징금 규모만 30조원”이라고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중소·중견기업은 존폐까지 우려할 정도로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찬성 토론에서 “1년 안에 의무 위반으로 세 사람이 목숨을 잃은 기업 등 극히 일부 기업에만 적용되는 제도”라고 반박했다.
개정안은 산업재해로 두 차례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뒤 다시 사고가 발생하면 고용노동부 장관이 사업장 등록 말소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건설공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사유에 폭염과 한파를 추가하고, 산업안전보건법령 위반 사실을 신고한 사람에게 예산 범위에서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현상 해소를 위해 응급의료 체계를 개편하는 내용의 응급의료법 개정안은 재석 의원 219명 중 찬성 172명, 반대 13명, 기권 34명으로 통과됐다. 개정안은 중증응급환자를 이송할 적정한 응급의료기관이 신속하게 정해지지 않으면 중앙응급의료상황실과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중증응급환자를 수용할 의료기관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밖에 국민연금법, 나노기술개발촉진법, 게임산업진흥법,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등 64개 법안이 처리됐다.
공공 정비사업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3배까지 허용하는 도시정비법 개정안은 상정되지 않았다. 민간사업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할지를 놓고 여야 간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서다. 국민의힘은 민간 재개발·재건축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민간사업은 1.2배까지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의무공개매수제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자산운용사 등의 반발로 본회의 상정이 보류됐다.
최해련/이에스더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