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앞서 알뜰주유소의 정산 차질 가능성을 예상하고 재정 보전책까지 마련했지만 최종 단계에서 이를 제외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확보한 ‘석유제품 판매 최고가격제 운영규정’ 초안에는 알뜰주유소 정산차액과 정유사 손실을 각각 재정으로 보전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초안 제5조 제6항은 알뜰주유소 정산차액 보전 근거를 뒀고 제8조에는 정유사 손실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하지만 3월 13일 확정된 고시에서는 알뜰주유소 정산차액 보전 조항만 빠졌다. 정유사 손실보전 조항은 유지됐다. 산업통상부는 “관련 업계 의견과 제반 여건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최종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우려된 정산 갈등은 제도 시행 직후 불거졌다. 일반 주유소와 달리 알뜰주유소는 대규모 공동구매 계약을 맺기 때문에 한 달 평균 국제가격을 기준으로 최종 공급가격을 정해 왔다. 정유사는 기존 계약대로 3월 전체 국제가격 평균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알뜰주유소는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13일부터 가격 상한을 반영해야 한다고 맞섰다. 양측 계산에 따른 정산액 차이는 1609억원에 이른다.
윤 의원은 “정부가 정산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외면했다”며 “보전 조항이 최종 고시에서 빠진 경위를 밝히고 재정 지원을 포함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