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허가와 규제에 막혀 대기 중인 7조9000억원 규모 첨단산업 투자의 물꼬를 튼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전기차 생산 전환에 필요한 행정 절차를 대폭 줄이고,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공정 관리 애로를 풀어 공장 증설에 속도를 내도록 지원한다.
정부는 1일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2차 현장중심 기업투자·혁신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이 부총리는 X(옛 트위터)에 “기업이 투자할 준비를 마쳤는데도 인허가와 규제에 막혀 사업이 늦어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부처 간 협의를 통해 기업이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하나씩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대차그룹이 약 4조원을 들여 추진하는 현대차 울산 1·4공장의 전기차 생산시설 전환에 속도를 내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순차적으로 진행하면 3년 이상 걸리는 영향평가와 인허가 절차를 동시에 시작해 1년 안에 마치도록 돕는다. 광주 군공항 이전과 연계한 무안 국가산업단지도 인허가와 영향평가 기간을 1년 이상 줄여 7615억원 규모 투자가 조기 이행되도록 뒷받침한다.
반도체 공장 건설 과정에서 SK하이닉스 등 기업이 제기한 애로도 풀기로 했다. 내년부터 전기·통신공사 통합발주를 허용해 공장 건설을 책임지는 종합건설사가 전체 공정을 조율하도록 한다. 분리발주로 공사가 늦어지거나 시공사 간 책임 분쟁으로 유지보수가 지연되는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약 3조원 규모의 청정수소 생산·발전설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이달 청정수소 발전시장 입찰을 재개한다. 2차전지 위험물 안전관리 특례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으로 확대해 약 702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촉진할 계획이다.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수중음향센서 기업 아이블포토닉스의 산업기술단지 입주도 지원해 약 400억원 규모 제조시설 증설 투자를 돕는다.
관련 기술 개발 지원도 확대한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차세대 전력반도체 대구경 웨이퍼 공정장비 기술과 실증 인프라 구축에 120억원, 휴머노이드용 2차전지 기술 개발에 133억원을 배정했다. 액추에이터, 센서, 로봇손 등 로봇 3대 취약 부품 개발에는 2027~2029년 국비 1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중 내년 예산안에 반영한 금액은 300억원이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