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가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으로 급등한 자산가격이 조정을 받으면서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AI 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과도하게 높아진 상황에서 일부 기업의 가치가 급락할 경우 금융시장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1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베일리 총재는 인터뷰에서 "AI 분야에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는 상황을 BOE가 매우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AI 거품이 터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어느 시점에는 자산가격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답했다. 베일리 총재는 "현재 모두가 승자가 될 것처럼 가격이 매겨져 있다"며 "과거를 돌아보면 모두가 승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 검색시장을 사례로 들며 "구글이 최초의 검색시장 선두업체가 아니었다"면서 "당시에는 넷스케이프가 선두였지만 오늘날 아무도 넷스케이프를 기억하지 못할 뿐더러 이제는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AI가 유망한 성장 분야인 만큼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현재 AI 기업들의 자산가격에는 기술이 가져올 성과에 대한 높은 기대가 반영돼 있다는 설명이다. 베일리 총재는 "시장에 어느 정도 충격이 닥칠 것이라는 사실에 대비하고 있다"며 "이에 대처하고 금융시스템이 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기술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AI가 경제성장을 강화할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영국에도 필요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상당한 위험도 동반하기 때문에 양쪽 모두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AI를 활용하는 데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베일리 총재는 "AI가 금리를 결정하는 BOE 통화정책위원회(MPC)의 분석 작업을 빠르게 할 수 있다"며 "결정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결정자의 손에 있는 도구라는 점에서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베일리 총재는 AI가 사이버 보안에도 새로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가 기존 소프트웨어(SW)의 취약점을 찾아내는 훨씬 강력한 방법을 제공한다며 잘못된 사람의 손에 들어가면 잠재적으로 매우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memo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