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알래스카 투자 확정 아냐…러트닉에 강하게 이의 제기"

입력 2026-10-01 16:32

한미 정부가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하나로 검토하기로 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투자하기로 했다"고 투자를 기정사실화했다. 이에 대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백브리핑을 열고 "예상은 했지만 더 나간 발언"이라며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에게 강하게 이의 제기를 했다"고 밝혔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미국 알래스카 북부 가스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약 1300㎞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남부 니키스키까지 운송한 뒤 액화해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 수출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약 440억~540억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이 사업은 미국이 먼저 제안한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투자하게 되는 사업 중 하나로 알래스카 LNG 사업을 언급하면서 "이것 하나만으로도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에너지 프로젝트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러트닉 장관도 "500억달러가 넘는 금액이 투자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국 정부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고, 국내 법적 절차가 충족되어야 알래스카 LNG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한미 정부가 공개한 팩트시트에도 "양국 정부가 상업적 합리성 및 모든 관련 국내 법적 요건의 충족을 조건으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The United States and Korea have agreed to commence working on the Alaska LNG project, subject to meeting commercial reasonableness under the Strategic Investment MOU and all applicable domestic legal requirements)"고 명시돼 있다.

김 장관은 백브리핑에서 "알래스카 LNG와 관련해 미국과 합의한 것은 상업적 합리성과 국내 법적 절차가 충족되어야 추진한다는 것, 미국 측이 상업적 합리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 기업 참여를 촉진한다는 것, 미국이 공급자에게 우호적인 LNG 가격을 보장한다는 것 세 가지"라고 했다.

김 장관은 미국 측이 알래스카 LNG 투자 금액을 계속 바꾸고 있다고도 했다. 김 장관은 "(투자 금액이) 670억달러에서 500억달러까지 떨어졌다는 건 이 프로젝트가 단단하게 돼 있지 않다는 증거라고 본다"고 했다. 또 "이미 이 프로젝트가 한국에서 얼마나 악명 높은지 미국도 알고 있다"며 "미국이 상업적 합리성을 높이기 위한 관세 관련 조치나 국내 기업의 참여 등을 한다고 약속했고 그것을 기대 중"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앞으로 전문가들이 이 사업과 관련해 현지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서 상업적 합리성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인허가, 인력 수급 문제 등 상업적 합리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다"며 “(미국 측이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구체화시켜 보내오면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원전 사업 건설 부지 등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 지명이 언급되는데, 원전을 짓고 싶어 하는 주들"이라며 "프로젝트가 구체적으로 진행되면 우리에게 보내줄 것으로 예상한다. 사업성과 영향을 꼼꼼히 따져서 어느 부지가 최선인지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이번 대미투자 프로젝트와 관련해 "단순한 자금 투자를 넘어 우리 기업의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산업협력을 한단계 더 높이며 궁극적으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며 "앞으로도 국익을 중심에 두고 한미 간 통상관계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관계로 발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memo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