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유치원에서 조리도구를 청소용으로 사용하고 식재료 준비 공간에서 방충망을 소독하는 등 부실한 급식 위생 관리가 이뤄진 사실이 드러났다. 원생들이 집단으로 구토 증세를 보인 뒤 내부 고발이 이어지면서 당국이 조사에 나섰고, 원장을 포함한 급식 관련 직원들은 전원 해고됐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문제가 불거진 곳은 중국 장쑤성 난징의 난징정보과학기술대 부속 유치원이다.
지난 6월 30일 점심 무렵 여러 원생이 메스꺼움과 구토 증상을 호소했다. 학부모들은 급식 위생 상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유치원 측에 해명을 요구했지만, 여름방학이 지난 9월까지도 뚜렷한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은 유치원 보건교사이자 급식 안전관리 업무를 맡았던 왕 씨가 내부 상황을 공개하면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왕 씨가 공개한 내용에는 조리용 냄비로 걸레와 배수구 덮개를 세척하고, 식재료를 손질하는 싱크대에서 모기장을 소독한 정황이 담겼다. 직원들이 식재료를 빼돌렸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왕 씨는 관련 장면을 직접 촬영한 사진을 언론에 제공했다. 이전에도 원장에게 여러 차례 문제를 알렸지만 개선되지 않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유치원 측과 관할 관계자들은 처음에는 해당 폭로를 '유언비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이후 CCTV를 확인한 결과 왕 씨가 제기한 내용 가운데 일부가 사실로 확인됐다.
책임 공방도 벌어졌다. 원장은 오히려 왕 씨가 직원들에게 문제의 행동을 지시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 씨는 결국 유치원을 그만두고 외부에 내부 실태를 알렸다. 그는 향후 관련 업계에서 일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폭로를 결정하기까지 이틀간 고민했지만, 아이들의 건강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지난달 22일 조사에 착수해 급식실 운영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후 원장과 물류 담당 부원장, 급식실 직원 전원이 해고됐다.
관할 주민센터와 시장감독관리 부서, 교육당국 관계자 등 11명에게도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경고 등 처분이 내려졌다.
왕 씨는 조사 결과가 나온 뒤 "이제 그곳 아이들이 깨끗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학교 급식을 둘러싼 식품안전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해왔다.
2021년에는 아질산염이 포함된 돼지갈비를 초등학교에 납품해 학생 56명이 식중독 증상을 보인 사건으로 식당 업주가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간쑤성의 한 유치원에서는 급식에 독성 페인트를 섞은 사건이 발생해 원장과 투자자, 주방 직원 등이 형사 구금됐다. 당시 원생 247명과 교직원 28명이 납중독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