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kW 이하는 '전용 시장' 신설…소규모 태양광 사업자들 주목

입력 2026-10-01 13:07

정부가 15년간 운영해온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를 경쟁입찰 기반 장기계약시장으로 전환하는 하위법령 개편안을 내놓은 가운데, 일부 시민단체에서 “대기업·공기업에만 물량을 몰아줘 에너지민주주의를 훼손한다”는 반발이 나왔다. 이에 대해 정부는 “소규모 및 주민참여형 태양광 시장을 오히려 확대·보호하는 장치가 마련돼 있다”며 즉각 진화에 나섰다. 실제로 정부 개편안에는 500kW 이하 소규모 전용 시장을 별도로 개설하고 주민참여형 사업에 정책적 우대가격을 보장하는 안전장치가 담겨 있다.

1일 업계 등에 따르면 태양광 관련 시민단체들은 전날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호텔에서 열린 공청회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RPS 개편안은 2030년 태양광 목표 중 대부분을 발전공기업과 대형 민간 발전사 등에 몰아주고 직접 건설이나 지분투자 실적만 인정하겠다는 계획”이라며 “거대 자본 중심의 구조로 시민 참여와 에너지민주주의를 질식시키는 개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정부는 설비용량 500kW 이하 소규모 설비가 대기업과 맞붙지 않도록 ‘별도 계약시장’을 운영하고, 햇빛소득마을 등 주민참여형 사업과 영농·건물형 태양광에는 정책적 우대가격을 유지해 소규모·시민참여 시장을 계속 키우고 보급을 넓혀갈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소규모 사업자들이 1MW 이상 가상발전소(VPP) 형태로 묶여 참여할 경우 추가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재생에너지 종합서비스기업(RESCO)을 통해 입찰과 사후관리까지 전주기 밀착 지원한다는 방침도 개편안에 명시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RPS 개편의 핵심은 2012년부터 15년간 이어진 가격 변동성 문제를 바로잡고 시장 경쟁을 통해 발전단가를 안정화하는 데 있다. 기존 체제에서는 재생에너지 사업자가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 출렁임에 노출돼 안정적인 수익을 예측하기 어려웠고, 매년 급증하는 RPS 정산비용이 전기요금 인상 압박으로 작용했다. 전력거래소의 RPS 현물시장 가격이 일반 기업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조달 단가까지 끌어올리는 악순환도 발생했다.

새 제도에 따라 내년부터 신규 진입하는 태양광·풍력 발전소는 정부가 제시한 가격 아래에서 경쟁입찰을 치른다. 낙찰자는 한전과 장기간 고정가격 계약을 체결해 전력시장가격과의 차액을 정산받는다. 입찰 평가에는 가격 외에도 주민수용성, 국내 공급망 기여도, 계통 영향 등 비가격 지표가 종합 반영된다. 기존 사업자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설비의 REC 발급은 원칙적으로 최대 20년간 인정되고 현물시장도 2029년 말까지 3년간 유예 운영되지만, 신규 사업자는 입찰시장 진입으로 단일화된다.

정부는 공청회와 입법예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연말까지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을 마무리하고, 내년 초 고시 제정과 함께 제1차 계약시장 입찰을 공고할 계획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히 소통하며 세부 제도를 정교하게 설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