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적 남성들에게 매장을 훼손당했던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중식당 '시진핑'이 상호를 '진향'으로 바꾸고 다시 손님을 맞기 시작했다. 피해 소식이 알려진 뒤 시민들의 응원과 도움의 손길도 잇따르고 있다.
진향은 지난달 29일 영업을 재개했다. 이튿날 가게 입구에는 "힘내라"는 메시지를 담은 화환이 줄지어 놓였다. 인근 단골뿐 아니라 재오픈 소식을 접하고 먼 곳에서 찾아와 식사한 시민들도 있었다.
한만응 진향 사장은 8년 전 중식당을 열면서 '최고가 되어보자'는 마음으로 당시 중국을 상징하는 이름을 상호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한 사장은 "동음 한자어로 풀어보니 '기쁨으로 평화로 나간다'는 뜻도 있어 맛을 통한 기쁨으로 양국 간 우호를 바라는 작은 마음도 담았던 것"이라며 "특정인이나 중국 국민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응원은 단순 방문을 넘어 실질적인 도움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KAIST 화학과 이해신 교수는 자신이 창업한 스타트업의 헤어케어 브랜드 '그래비티(grabity)'를 통해 진향을 사회공헌 프로젝트 '308 BUYCOTT(바이코트)' 2호로 선정하고 자장면 308그릇을 선결제하기로 했다.
'BUYCOTT'는 불매운동을 뜻하는 'Boycott'의 반대 개념으로, 가치에 공감하는 가게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구매해 응원하는 소비운동이다. '308'은 그래비티가 탄생한 KAIST 실험실 308호에서 따왔다.
선결제한 자장면 308그릇은 인근 아동복지기관과 연계해 아이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피해를 입은 식당의 매출 회복을 돕고, 그 음식은 다시 지역사회에 나누는 방식이다.
한편 한 사장은 영업 재개를 위해 의자와 집기류를 새로 마련했다. 대여 중이던 포스기는 변상한 뒤 다시 빌렸고, 농약이나 살충제 등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약 100만원 상당의 식재료는 모두 폐기하기로 했다. 식자재와 냉장고·집기, 간판 교체와 래커 제거, 영업 중단 등을 합친 피해 규모는 약 3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 국적의 20~40대 남성 4명은 지난달 24일 오전 2시40분께 식당에 침입해 내부 곳곳에 래커와 페인트를 칠하고 식재료에 농약으로 추정되는 물질을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범행 당일 중국으로 출국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