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를 타던 5세 남아의 고무 재질 신발이 틈에 끼어 발톱을 다치고, 69세 여성이 가방이 걸려 넘어지면서 뒤통수가 찢어지는 등 에스컬레이터 관련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5년간 에스컬레이터·무빙워크 끼임 사고가 100건 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7세 이하 영유아와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사고가 집중됐다.
30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 관련 끼임 사고는 총 113건이다. 연도별로는 2021년 12건에서 2022년 25건, 2023년 34건으로 늘었다가 2024년 22건, 지난해 20건을 기록했다.
연령이 확인된 109건 가운데 7세 이하 영유아 사고가 37건으로 33.9%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65세 이상 고령자가 19건(17.4%)으로 뒤를 이었고, 19~34세 청년층은 15건(13.8%)이었다. 영유아와 고령자 사고를 합하면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사고 양상은 연령대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전체 109건 가운데 발이나 손 등 신체 일부가 직접 끼인 사고는 66건(60.6%), 신발이나 가방 등 물품이 끼인 사고는 43건(39.4%)이었다.
영유아의 경우 신체 일부가 직접 끼인 사고가 28건으로 전체 영유아 사고의 75.7%를 차지했다. 물품이 끼인 9건은 모두 신발이 원인이었으며 이 가운데 3건은 고무 재질 신발이었다. 호기심에 디딤판이나 측면 벽에 몸을 가까이 대거나 장난을 치다 사고로 이어지기 쉬운 것으로 소비자원은 분석했다.
고령자는 반대로 물품이 끼이면서 사고로 이어진 경우가 13건으로 68.4%에 달했다. 이 가운데 가방·우산 등 소지품이 원인이 된 사고가 6건으로 가장 많았고 의류 4건, 신발 3건 순이었다. 우산으로 바닥을 짚거나 가방 등 휴대품을 디딤판 위에 내려놓는 과정에서 물품이 틈에 끼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치는 부위도 달랐다. 영유아는 발·다리를 다친 경우가 25건으로 67.6%를 차지했다. 고령자는 머리얼굴 7건, 목어깨 3건, 몸통 1건 등 상체를 다친 경우가 11건으로 57.9%였다. 소지품 등이 끼인 뒤 균형을 잃고 넘어지면서 머리나 상체를 다치는 경우가 많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소비자원은 에스컬레이터나 무빙워크 이용 시 고무 재질 신발과 신발 끈, 긴 바지·치마 밑단 등이 틈에 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란 안전선 안에 서서 손잡이를 잡고 이용하고, 영유아와 어린이는 보호자가 안거나 손을 잡아 승하차할 때 발을 디딤판에 정확히 위치하도록 도와야 한다.
끼임 사고가 발생하면 주변에 상황을 알리고 기계 양 끝에 있는 비상정지 버튼을 누르도록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신발이나 옷자락이 끼었을 때는 무리하게 당기기보다 신속하게 신발이나 옷을 벗어 추가 부상을 막는 것이 필요하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