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북한이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우리는 국경을 넘은 적이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해 남과 북, 유엔사가 각각 인식하는 군사분계선(MDL) 위치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윤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전날 담화에서 "우리는 국경을 넘은 적이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해 "북측 국경선 안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자신들이 인식하는 경계선 안에서 지뢰를 매설했기 때문에 월선이 아니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 의원은 "군사분계선은 1953년 정전협정을 하면서 사실상 임시로 그어놓은 선과 같다"며 "남과 북의 생각이 다르고 유엔사의 생각도 다르다. 군사분계선이 지금 3개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들을 빨리 업데이트하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정보위에서 주로 토론됐다"고 했다.
MDL은 1953년 정전협정으로 설정됐고 이후 현장에 1292개의 표지판이 설치됐다. 그러나 70여년이 흐르면서 상당수가 유실돼 현재 식별 가능한 표지판은 200여개에 불과하다.
우리 군은 남아 있는 표지판과 유엔사 지도 등을 토대로 군사지도상 MDL을 운영하고 있고, 유엔사도 1953년 지도와 현장 표지 등을 토대로 별도 기준선을 적용하고 있다. 합참은 지난해 군사지도상 MDL과 유엔사 기준선이 일치하지 않는 지점이 약 60%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장에서는 두 기준이 다를 경우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더 남쪽에 있는 선을 기준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인식하는 경계선은 또 다르다. 북한은 최근 MDL 일대에서 철책과 지뢰지대 등을 구축하면서 이를 '국경선 요새화' 작업이라고 부르고 있다. 김 부부장도 이번 담화에서 북한군의 작업을 "주권행사"라고 주장하며 월선 자체를 부인했다. 이에 우리 군과 유엔사는 이번 사고 지점의 지뢰가 MDL 남쪽에 매설된 북한군 지뢰이니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윤 의원은 김 부부장이 직접 담화를 낸 점에 대해서는 통상 군부가 내왔던 만큼 이례적이라고도 평가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 않은 점을 들어 북한이 이번 사안을 더 확대하려는 의도는 크지 않은 것으로 봤다. 윤 의원은 "통상 북한이 우리를 세게 비방할 때는 대통령부터 걸고 넘어지는데 그런 부분이 없다. 우리 수뇌부는 건드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날 정보위에서 "(국정원에서) 북의 의도가 현상을 유지하려는 것, 이번 사안을 더 키우거나 확대하겠다는 생각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답변이 있었다. 자기들과는 관계가 없다고 끊고 현 상황을 관리하겠다는 의도가 보인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대북 확성기 재개 등 강경 대응을 요구하는 데 대해서는 "안보 문제는 정쟁으로 쓰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