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 대미투자 '알래스카 LNG·원전 8기' 일방 발표 [종합]

입력 2026-10-01 06:15
수정 2026-10-01 06:4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투자 대상으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과 미국 내 대형 원자력발전소 8기 건설을 포함해 발표했다. 한국 정부가 아직 두 사업을 최종 확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측이 투자 계획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해 일방 발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더그 버검 내무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 등과 함께 한국의 대미투자 관련 사업을 공개했다.

이번 발표는 한국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 과정에서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가운데 처음 나온 구체적인 프로젝트다. 한국은 대미 수출품에 적용되는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해당 투자에 합의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경주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같은 투자 방안을 확정했다. 이후 세부 내용을 놓고 협상이 이어졌고, 약 11개월 만에 첫 사업 발표가 나왔다.

문제는 미국이 이날 공개한 사업 범위가 한국 정부가 확정한 내용보다 넓다는 점이다.

한국 정부가 지금까지 대미투자 1호 사업으로 확정한 것은 텍사스주 엔시날에 짓는 223억달러 규모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다. 반면 알래스카 LNG 개발과 미국 내 원전 건설은 추가 협의가 필요한 사업으로 남겨둔 상태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두 사업을 한국의 투자 계획에 포함된 것으로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 행정부가 한국과 체결한 협정 덕분에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에너지 인프라 투자 중 하나를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한국 정부는 최대 2000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6GW(기가와트) 규모의 발전 시설, 8개의 새로운 대규모 원자력발전소와, 드디어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이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업별 투자 금액은 러트닉 장관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러트닉 장관은 미국 내 원전 8기 건설에 1200억달러가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텍사스 가스발전소에는 220억달러가 투자되고,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는 "500억달러가 넘는 금액이 투자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 건설 지역도 공개했다. 러트닉 장관은 오하이오와 테네시, 사우스캐롤라이나, 켄터키 등에 대형 원전 8기가 들어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