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의 개인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뮤즈’가 출시하자마자 흥행에 성공했다. 막대한 자금을 AI 인프라에 쏟아붓던 메타가 AI 투자비를 회수할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주가가 오르고 있다. 메타, AI 에이전트 본격 수익화이달 초 메타가 출시한 뮤즈는 지난주 애플 앱스토어 1위에 올랐다. 뮤즈는 이용자의 이메일과 일정, 결제 앱 등을 연동해 실제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AI 에이전트다. 여행을 예약하거나 서류를 작성하고 상품을 구매하는 것은 물론 더 저렴한 보험 상품을 찾아주기도 한다. 메타가 보유한 메신저 왓츠앱과 연동된다는 점도 강점이다.
메타는 뮤즈 출시와 함께 무료 요금제에 더불어 월 20달러와 100달러짜리 유료 요금제도 내놨다. 다만 메타가 기대하는 수익원은 구독료에 그치지 않는다. 뮤즈가 상품 구매와 예약 등 실제 거래를 대신 수행하게 되면 거래 과정에서 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자가 뮤즈를 메타의 광고 시스템에 직접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미 수억 곳의 소상공인을 광고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메타가 AI 에이전트를 광고와 전자상거래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팟캐스트에서 “이 제품이 실제로 이용자의 돈을 벌어주고 아껴줄 것이며, 그것이 스스로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의 뮤즈 흥행은 각종 규제·소송 리스크가 이어지던 중 나타났다. 앞서 8월 뉴멕시코주 법원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청소년 보호 문제와 관련해 메타에 총 9억4200만달러(약 1조 2758억원)의 금전적 책임을 지우는 판결을 내렸다. 같은 달 미국 여러 주와의 청소년 보호 관련 소송에서도 121억달러(약 16조 3882억원) 규모의 합의에 들어갔다. 최근에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태와 관련한 개인정보 보호 소송에서도 패소했다.
4800만주 거래…월가도 목표가 상향새로운 수익원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최근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29일 메타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24% 오른 738.7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일 뮤즈 출시 이후 메타 주가는 20% 넘게 상승했다.
월가에서는 메타가 그동안 AI에 쏟아부은 막대한 투자비를 실제 매출로 연결할 가능성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켄 가브렐스키 웰스파고 선임 애널리스트는 최근 메타의 목표주가를 640달러에서 796달러로 높였다. 그는 메타에 대해 “이제 시장에 보여줄 이야기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로이드 월름슬리 미즈호 선임 애널리스트 역시 “뮤즈 출시가 그동안의 AI 지출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메타는 막대한 투자 규모에 비해 주가 성과가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2018년 8월 이후 매그니피센트7 기업의 주가 흐름을 비교하면 엔비디아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메타는 상대적으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엔비디아가 AI 투자를 하는 기업들에 하드웨어를 판매해 수혜를 본 것과 달리 메타는 직접 대규모 AI 투자비를 부담해야 했기 때문이다.
2027년 매출의 63% 설비투자향후 관건 역시 막대한 설비투자다. 메타의 매출 대비 설비투자 비중은 2021년 16%에서 지난해 35%로 급등했다. 이 비율은 2027년 63%까지 높아진 뒤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99%에 달하고 내년에도 38%를 기록할 전망이다.
뮤즈의 흥행이 바로 투자비 감소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메타는 뮤즈 이용자에게 매주 1억 개의 토큰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처리하려면 상당한 연산 능력이 필요한 만큼 오히려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당분간 잉여현금흐름(FCF)에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으로 설비투자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설비투자 대비 영업활동 현금흐름’ 비율은 2024년 2.40에서 올해 0.95로 떨어지고 2027년에는 0.87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보다 설비투자 부담이 커지는 시기가 이어진다는 의미다.
다만 대규모 투자가 정점을 지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99%, 내년 38%를 기록한 뒤 이후 8% 수준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초기에 집중된 만큼 시설 구축이 마무리되고 매출이 계속 늘어나면 매출 대비 설비투자 비중도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금흐름도 2028년부터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 대비 영업활동 현금흐름 비율은 2027년 0.87을 저점으로 2028년 1.02로 올라선 뒤 2030년에는 1.39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매출 대비 영업활동 현금흐름 비율 역시 56%에서 61%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의 기존 광고 사업에서 창출되는 현금이 대규모 AI 투자 부담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관건은 뮤즈를 비롯한 AI 서비스가 대규모 설비투자를 정당화할 만큼 새로운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다. 인사이드에지캐피털의 설립자 고든은 “메타의 AI 설비투자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대규모 지출이 영구적으로 지속되는 것은 아니”라며 “향후 매출 성장이 이어질 경우 투자 부담이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