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정부의 ‘농축산·수산물 할인 지원 사업’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안정 등을 이유로 매달 정부가 유통업체에 지원금을 주는 사업에서 탈락해 예산 도움을 받는 할인 행사를 열지 못했다는 얘기다. 여당에선 홈플러스의 자립을 도울 수 있도록 사업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농축산물 할인 지원 사업비 명목으로 홈플러스에 168억원을 투입한 농식품부는 올해 별도 지원을 하지 않았다. 반면 이마트(698억원)는 작년(212억원)의 세 배가 넘은 지원금을 수령했다. 하나로마트(339억원), GS리테일(258억원)도 지원금이 늘었다. 수산물 할인 지원 사업비를 담당하는 해수부도 전년 49억원을 투입한 홈플러스에 지원을 하지 않았다. 이마트(157억원), 롯데마트(87억원), GS리테일(33억원)에는 지원금을 줬다.
이 사업은 소비자 결제가 기준이다. 예를 들어 정부가 국산 쌀, 계란 등 품목을 정하고 20% 등 할인율만큼 금액을 보전하기로 하면 업체는 자기 돈을 더 부어 그 이상 할인율에 물건을 파는 식이다. 물건을 많이 팔수록 지원금은 늘어난다. 품목은 매달 바뀐다.
작년까지 대형마트 지원액은 200억원대로 비슷했다. 올 들어 상황이 바뀐 배경엔 홈플러스 사태가 있다. 9월 초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기 전까지 파산설이 만연하던 홈플러스는 올 들어 재무 건전성 때문에 사업 대상에서 배제됐다. 추석 할인 행사 등에서 자체 비용 부담이 커진 홈플러스는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그사이 소비자는 점포가 많고 할인율이 높은 다른 마트로 몰려가면서 지원액 수치가 급변했다.
송 의원은 “정부의 할인 사업은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특정 업체를 편중 지원해 독과점을 부추기고 있다”며 “유통업체를 지원하는 방식보다 소비자 바우처 프로그램, 생산자 마진 보전으로 형태로 바꿔 업계의 공정한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