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동차 생산 급감이 드러낸 한국 제조업의 '약한 고리'

입력 2026-09-30 17:39
수정 2026-10-01 00:14
자동차 생산이 흔들리자 제조업 전체가 부진했고, 수출과 내수도 휘청거렸다. 국가데이터처가 어제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서 드러난 우리 경제의 취약한 단면이자 자동차산업 경쟁력 약화가 초래할 충격에 대비하라는 경고다.

8월 자동차 생산은 전달 대비 24.8% 급감했다. 2020년 2월 이후 6년6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여파로 광공업 생산은 4.8%, 전산업 생산은 1.3% 줄었다. 소비(-1.8%)와 설비투자(-9.5%)까지 줄어 생산, 소비, 투자가 석 달 만에 ‘트리플 감소’로 돌아섰다.

정부는 완성차업체의 여름휴가가 8월에 집중된 데다 현대자동차 파업까지 겹친 영향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본질은 자동차 생산라인이 멈추면 산업지표 전체가 꺾이는 한국 제조업의 약한 고리가 드러났다는 데 있다.

당장 충격은 수출과 내수로 번졌다. 8월 자동차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9.8% 줄었다. 승용차 판매는 전월보다 13.6% 감소해 31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소매 판매가 두 달 연속 줄어든 데도 승용차 부진의 영향이 컸다. 타이어와 자동차용 내장재 등이 포함된 고무와 플라스틱 생산도 11% 급감하는 등 다른 제조업으로 연쇄 파급 영향이 나타났다.

8월 생산 급감은 일시적일 수 있다. 정부 공언대로 9월에는 기저효과로 반등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더라도 며칠간의 휴가와 파업에 거시경제 지표 전체가 휘청거리는 산업 구조는 정상적이지 않다.

자동차는 완성차 한 업종으로 끝나지 않는다. 철강, 배터리, 타이어, 유리, 플라스틱부터 물류와 판매, 서비스까지 거대한 전후방 생태계를 거느린 산업이다. 자동차산업이 무너지면 생산과 수출뿐 아니라 내수와 지역 일자리까지 타격을 받는다.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시장 침투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국내 생산 기반의 경쟁력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정부는 ‘8월의 경고’를 일시적 요인에 의한 착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자동차 한 산업이 멈추자 제조업 전체가 흔들린 것은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이 어디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자동차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과 동시에 특정 산업의 충격을 흡수하도록 산업 생태계를 다변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