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을 통해 우리가 왜 이렇게 사는지 물었어요"

입력 2026-09-30 18:15
“고전과 신화에는 인간의 뿌리, 역사의 뿌리, 폭력의 뿌리가 있지요. 이번 작품들을 통해 우리가 왜 이렇게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어요.”

박정희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30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극 ‘안트로폴리스’ 5부작의 후반부를 이끌 세 연출가와 무대디자이너의 구상을 소개했다. 국립극단은 9월 24일부터 공연되고 있는 ‘오이디푸스’(사진)에 이어 하반기 ‘이오카스테’, ‘안티고네&에필로그’를 선보여 시리즈를 완성한다. 독일 현대 연극 거장 롤란트 쉼멜페니히가 그리스 신화를 재창작한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고대 비극에서 착안한 작품이지만, 국립극단이 이를 무대에 올린 것은 과거가 아닌 현재를 향한 질문에서 비롯됐다. ‘오이디푸스’는 완벽에 가까운 존재가 아닌 소수자로서 오이디푸스를 제시한다. 강량원 연출은 “수치와 상처를 겪은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고통에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10월 28일 개막하는 ‘이오카스테’에선 원작에서 죽음을 맞는 오이디푸스의 어머니이자 아내인 이오카스테가 전쟁을 벌이려는 두 아들을 중재한다. 왕의 전쟁 선포는 기자들 앞에서 하는 대국민 발표처럼 표현한다. 서지혜 연출은 “고대의 비극이 지금 우리의 얘기와 맞닿아 있다는 점을 중첩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안트로폴리스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 ‘안티고네&에필로그’는 오는 12월 개막한다. 신념이 부딪힐 때 그것을 풀어가는 지혜는 어디서 나오는지 파고든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