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ESG포럼 "ESG 기본법 제정 반드시 필요"

입력 2026-09-30 17:04
수정 2026-09-30 17:08


국제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제가 무역장벽화 되고 새로이 ESG를 통한 자본배분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ESG 정책의 정합성을 높이고 국내 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ESG 기본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ESG포럼은 9월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ESG 기본법 제정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글로벌 ESG 관련 법·제도 동향과 더불어 국내 ESG 정책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ESG 기본법 제정의 필요성과 주요 방향을 논의했다.

한국법제연구원 최정윤 연구위원은 ‘글로벌 ESG 법·제도 및 정책 동향’을 주제로 주요국의 ESG 관련 정책과 규제 흐름을 소개했다. 최 연구위원은 최근 글로벌 ESG 법·제도의 흐름을 단순한 ‘강화’나 ‘후퇴’가 아닌 ‘선택적 재편’(selective recalibration)으로 진단하며, EU를 비롯한 주요국이 지속가능성 공시대상과 보고 부담을 일부 조정하는 한편 그린워싱 방지와 ESG 평가·검증 등 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규율은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그 예로 들었다.

최 연구위원은 “국내 기업의 현실과 관련하여, 공시 의무 대상에서 제외된 기업도 공급망·통상·금융 등을 통해 ESG 정보 공개 요구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만큼, 국내에서도 공시·금융·공급망·소비자보호 등 분산된 제도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SG 기본법과 관련해서는 “ESG 기본법은 기업이 한 번 구축한 정보를 공시·금융·수출·소비자보호에 재사용할 수 있게 하고, 중소기업에는 비례적 지원을 하며, 허위 주장에는 실효적 책임을 지우는 제도적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총장은 주제 발제자로 나서 “ESG 규제를 통한 무역장벽 및 공급망 재편이 이루어지고, ESG 이슈를 매개로 한 투자배제 등 국제적인 자본배분이 급속도록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우리나라는 이에 대응하기 위한 ESG 관련 법·제도·정책 인프라가 매우 미흡하고 파편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ESG 시장 생태계 관점에서 시장 주체들을 식별하고 각 주체들의 역할과 책임을 확실히 한 후 각 주체들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ESG 촉진을 위한 법·제도적인 종합 설계도를 구축해야 하는데, 이 설계도가 바로 ESG 기본법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총장은 국내 ESG 법·제도·정책과 관련하여 인프라 부족과 생태계 관점이 부재한 파편적 설계 뿐만 아니라, 자율 기반으로 채택으로 인하여 실제 시장 작동에는 한계가 있고, 정부의 성향 및 의지에 따른 추진 편차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이 ESG 기본법에는 ESG를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경영 촉진 △지속가능금융 활성화(전환금융 포함) △평가·자문·검증 및 ESG 워싱 방지 등을 통한 시장 신뢰성 강화 △지속가능 공공조달 △지속가능 소비문화 확산 △전문인력 양성 △각종 행정적·기술적·재정적 지원 정책, 그리고 이러한 정책들을 조정하고 추진하기 위한 기본계획 수립 및 추진체계에 해당하는 △거버넌스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법·제도·정책으로 ESG 공시 의무화 법, 공급망 지속가능성 실사법, 지속가능금융 공시법, 지속가능한 경제활동 분류체계, 전환금융, 수탁자 책임, 평가·자문·검증기관 규율, ESG 워싱 방지 방안, 지속가능 공공조달법 등이 기본법 안에 포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이은경 실장의 주재로 대한변호사협회 ESG 위원회 임성택 위원장, 한국경제인협회 송재형 지속가능경영실장, 중견기업연합회 박양균 정책본부장, 자본시장연구원 송홍선 선임연구위원,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 박보라 사무관이 참석해 ESG 기본법 추진 방향과 입법에 대하여 제안했다.

임성택 변호사는 "ESG 추진체계를 갖추고, 관련 생태계를 조성하며, ESG를 실행하는 기업을 지원하여 경쟁력 증대를 도모하는 법률이 필요하며, ESG기본법을 제정하거나 지속가능발전기본법을 개정하는 방법이 가능하다"며 "필요한 기본원칙과 방향, 국가 및 기업의 책무, 정부의 생태계 조성과 기업 지원에 관한 조항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본법은 글로벌 차원에서 새로운 시도로 평가되며, 제도화한다면, 지속가능성 생태계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제도와 정책, 규제를 담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기본법의 고유하고, 기여적인 역할로서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재형 한국경제인협회 지속가능경영실장은 "ESG 경영은 우리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과제"라면서도 "법으로 강제하기 보다는 기업의 자율에 맡기면서 자생력을 키워나가고, 신뢰 인프라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ESG포럼 민병덕 공동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ESG 기본법이 기업에 새로운 규제를 덧씌우기보다 규제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특히 중소·중견기업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데이터·인력·금융·컨설팅 등 실질적인 지원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국회·기업·자본시장·학계·시민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ESG를 기업의 새로운 경쟁력과 성장의 기회로 만드는 기본법을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