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섰다. 홍 장관 취임 이후 두 사람이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은 축사에서 나란히 주택 공급 확대를 강조했다. 홍 장관은 수도권 150만가구 착공 목표를 재확인했고, 오 시장은 공급 확대를 위해서라면 정부와도 손잡겠다고 밝혔다.
만남은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열린 한국경제신문 주최 ‘집코노미 박람회 2026’에서 이뤄졌다. 개막식에 함께 참석한 두 사람은 박람회장을 같이 돌았다. 첫 방문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홍보관이었다. 홍보관은 9개 캐릭터를 따라가며 3기 신도시 교통 등의 정보를 살펴볼 수 있게 꾸며졌다. 연간 3만8000가구 착공 계획도 소개됐다. 두 사람은 모듈러 주택 영상을 본 뒤 담당자 설명에 박수로 호응했다.
현대건설 부스에서는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가 직접 설명을 맡았다. 이 대표는 올해 출시 20주년을 맞은 힐스테이트 브랜드와 함께 웨어러블 로봇을 소개했다. 작업자가 팔을 들어 올릴 때 몸에 가는 부담을 줄여주는 장비로, 현대건설이 업계에서 처음 도입했다. 홍 장관이 로봇을 착용하고 팔을 들어 올리자 오 시장도 따라 입었다. 오 시장은 “무거운 물건을 줘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웃었다.
홍 장관은 축사에서 “2022년부터 이어진 착공 부진의 영향으로 입주물량이 감소하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매매와 전월세 가격이 함께 상승해 국민들의 주거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강남권 매매·전월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국민소득 증가 등 상승 요인이 남아 있어 낙관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홍 장관의 진단이다.
정부는 ‘9·7 주택공급 확대방안’과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서 향후 5년간 수도권 약 150만가구 착공을 목표로 제시했다. 홍 장관은 “서울은 올해 1~8월 인허가 물량이 장기평균의 106% 수준을 기록했다”며 “인허가 회복을 실제 착공으로 연결하고, 계획된 물량이 차질 없이 공급되도록 끝까지 챙기겠다”고 했다. 지난 21일 발표한 ‘주거안정플랜’을 통해 청년과 신혼부부,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도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서울 집값 상황을 수치로 짚었다. 그는 “서울 아파트 가격은 역대 최장인 85주 연속 상승했다”며 “정부 출범 이후 1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3.1%, 전세가격은 6.3%, 월세는 7.4% 올랐다”고 말했다. 강남권 상승세는 다소 조정되고 있지만 비강남권 상승세는 오히려 가팔라지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규제는 결코 시장 안정의 해법이 될 수 없다”며 서울시가 추진해 온 공급 정책을 소개했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214개 구역, 30만7000가구 규모의 정비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모아타운은 168곳, 4만3000가구가 조합설립 단계에 들어섰고, 이달에는 첫 모아주택 입주가 시작됐다. 오 시장은 “실수요자 보호와 공급 확대를 위한 일이라면 정부와도 적극 협력해 시장 안정에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집코노미 박람회는 한국경제신문이 여는 부동산 박람회다. 올해 주제는 ‘기로에 선 부동산시장, 내 집 마련 전략은’이다. LH와 현대건설 등 공공기관과 건설사가 부스를 차렸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