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30일 16:3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 3분기엔 대기업발(發) '빅 딜'이 쏟아지며 재무자문 순위가 요동쳤다. 전통적인 재무자문 강자 UBS가 1위를 탈환한 데 이어 삼일PwC는 2위를 차지했다.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회계법인 3사(삼일·삼정·안진)와 외국계 투자은행(IB) 2곳(UBS·모건스탠리)이 상위 5개자리를 놓고 다투는 양상이 펼쳐졌다.
30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가 한경에이셀과 함께 집계한 2026년 3분기 누적 리그테이블(발표 기준)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엔 247건, 47조7456억원 규모의 기업 경영권 거래(바이아웃)가 이뤄졌다. 268건, 79조8808억원의 바이아웃 딜이 성사됐던 작년 3분기 대비 거래 건수와 규모가 모두 줄었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정치권의 사모펀드(PEF) 규제 강화 등으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과 국내 PEF들의 투자활동이 위축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부 대기업그룹이 비핵심 계열사와 사업을 매각하거나 신사업을 위해 아웃바운드 M&A를 단행하며 조 단위 딜이 다수 성사됐다. 외국계 IB인 UBS는 이 분야에서 다수의 빅딜을 도우며 재무자문 분야 1위에 올랐다. 재무자문은 M&A 전략을 총괄하고 딜을 주도하는 핵심 부문이다. UBS는 3분기까지 총 6건, 10조1190억원의 실적을 쌓았다. 순위도 상반기 3위에서 1위로 두 계단이나 상승했다.
UBS는 SK브로드밴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 DC) 사업을 인적분할하고 재무적 투자자(FI)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거래에서 매각 측인 SK텔레콤을 도와 자문을 제공했다. 이 거래 하나만으로 3조1000억원 규모의 자문 실적을 쌓았다. 2조3000억원 규모로 SK㈜가 SK실트론 경영권을 두산그룹에 매각하는 거래에선 인수자인 두산 측을 도왔다. 1조3000억원대의 롯데렌탈 매각 자문도 UBS가 맡았다. 바이아웃 M&A는 아니지만 삼성SDI가 보유하던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5%를 4조4500억원에 매각하는 거래도 맡아 대기업 딜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삼일PwC는 9조9278억원 규모의 거래를 자문해 UBS와 근소한 차이로 2위에 머물렀다. 건수 기준으로는 총 69건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았다. 삼일PwC는 SK에코플랜트 리밸런싱 일환으로 추진된 SK오션플랜트 매각(4100억원)과 국내 PEF 포트폴리오 매물이었던 SK TNS(약 3400억원), 율곡(약 3300억원) 등의 매각을 자문했다. SK TNS와 율곡 등의 거래에선 인수 측도 함께 자문했다. 삼일PwC는 대기업, 중견기업, PEF 등 전반에 걸친 탄탄한 고객 네트워크와 자문 역량을 갖춰 국내 회계법인 중 유일하게 외국계 대형IB와 맞붙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위와 4위는 각각 삼정KPMG(32건·5조6454억원)와 딜로이트안진(14건·5조5560억원)이 차지했다. 삼정KPMG는 글로벌 PEF 블랙스톤이 자동차 부품사 퓨트로닉을 인수하는 거래에서 매각 측과 인수 측 모두에게 자문을 제공했다. 큐리어스파트너스의 우진기전 매각 자문도 맡는 등 다수의 딜을 수임하며 순위도 상반기 4위에서 한 계단 끌어올렸다. 상반기 재무자문 1위를 차지해 시장을 놀라게 했던 딜로이트안진은 4위로 다소 주춤했지만 TPG를 도와 롯데렌탈 인수를 성사시키며 글로벌 PEF와의 두터운 신뢰관계를 확인했다.
모건스탠리는 모든 IB들이 주시하는 삼성그룹 M&A를 담당해 상위권을 수성했다. JP모간(6위)를 제치고 5위에 올랐다. 모건스탠리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스위스 폴리펩타이드그룹을 인수하는 거래에서 매각 측을 도왔다. 특히 모건스탠리 한국 IB팀이 삼성 측에 해당 매물을 소개하는 등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으로 전해진다. 모건스탠리는 모건스탠리PE의 스킨이데아·라이프앤바이오 '패키지 딜' 매각 자문도 수행하며 총 5건, 5조3946억원 규모 실적을 기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7위)는 IMM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의 SK호라이즌 소수지분 투자 건을 자문했다. 미국계 IB인 제프리스(10위)는 여성용 위생용품 제조업체 라엘 매각을 자문하는 등 신규 딜을 추가하며 10위 안에 처음으로 안착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등 주요 대형 외국계 IB의 경우 M&A 재무자문 실적과 상관없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외국기업 사상 최대 규모 미국 나스닥 상장’인 SK하이닉스의 40조원 규모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주관한 덕분이다. 이 딜 설계를 주도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7000만 달러대(약 1000억원)의 자문 수수료를 받아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골드만삭스와 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이보다 낮은 5000만달러대(약 800억원대) 수수료를 받아냈다. 리그테이블 순위권에는 없지만 삼성증권(13위)은 3분기에만 화성코스메틱·나우코스 매각, 이투마스 매각 등을 담당하며 국내 증권사 IB 중 두각을 보였다.
송은경 안대규 기자 nor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