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따박따박 넣었는데…" 사람들 줄줄이 떠난 이유

입력 2026-09-30 11:22
수정 2026-09-30 13:12

가입 기간이 10년을 넘은 장기가입 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통장)에서 올해만 계좌 29만좌가 해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만 2조4000억원에 이른다. 치솟는 분양가 속에서 부족한 공급에 따른 청약 경쟁률까지 급증하며 통장이 쓸모없다고 판단한 이들이 늘었다는 풀이다.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까지 가입 기간 11~15년이 된 청약통장 중 20만좌가 해지됐다. 상환 규모는 1조6000억원이다. 16~20년 청약통장 중에선 9만좌가 해지돼 8000억원이 상환됐다. 올해 총상환 규모는 2조4000억원으로, 이미 작년과 같은 수준이 됐다.

해지는 가입 기간이 긴 청약통장에서 가파르게 뛰고 있다. 2024년 16~20년 청약통장의 상환 규모는 100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5000억원을 넘어선 뒤 올해 8000억원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11~15년 청약통장이 2조7000억원에서 1조9000억원, 1조6000억원까지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가입 기간이 16년 이상인 통장주 세대는 나이·신혼부부 요건 등을 따지는 특별공급 요건엔 부합할 가능성이 작은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가입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이들은 확률이 낮아도 특별공급에 따른 시세차익에 기대를 걸며 청약통장에 돈을 붓는 이들이 존재한다.

반면 가입 기간이 긴 세대는 무주택 기간·부양 가족 등을 점수로 매겨 따지는 일반공급상 '가점제'나 '추첨제'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이들은 최근 들어 가점 경쟁이 너무 치열해지며 청약통장을 유지할 이유가 사라진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 분양 아파트의 평균 청약점수는 65.81점으로 역대 가장 높았다.

모 의원은 "청약제도가 내 집 마련 수단으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재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