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챗GPT를 광고 플랫폼으로 빠르게 키우고 있다. 광고 도입 200일도 안 돼 연환산 매출 10억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이달에는 아마존 광고, 허브스팟, 쇼피파이 등 외부 플랫폼과의 연결을 넓혔다. 검색어뿐 아니라 대화에서 드러나는 이용자의 예산과 사용 목적 등 구체적인 조건까지 광고 선택에 활용하는 게 특징이다.대화 맥락 활용하는 챗GPT 광고30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지난달 광고주·대행사 대상 웨비나에서 이용자가 무엇을 살지 정하기까지 챗GPT와 주고받는 대화를 광고 기회로 내세웠다. 여러 검색·쇼핑 사이트를 오가며 하던 상품 탐색과 비교가 하나의 대화 안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령 개천절 연휴에 강원 속초에서 묵을 곳을 찾는다면 검색창에는 "속초 호텔"이나 "속초 숙소 추천"을 입력하는 식이다. 챗GPT에는 "부모님과 속초에 가는데 대형마트와 가깝고 밤에 조용하면서 1박 20만원을 넘지 않는 호텔"을 찾아달라고 할 수 있다. 같은 숙소를 찾더라도 대화에는 동행인과 예산, 원하는 조건이 함께 담긴다.
광고주는 자사 상품이 어떤 상황에 맞는지 알려주는 '맥락 힌트(Context Hint)'를 입력할 수 있다. 특정 검색어뿐 아니라 상품의 용도와 이용자의 필요를 광고 시스템에 전달하는 정보다. 광고는 챗GPT 답변 하단의 별도 '스폰서드(Sponsored)' 영역에 카드 형태로 표시되며, 노출 대상은 무료·Go 요금제를 쓰는 성인이다.
오픈AI가 웨비나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상품 관련 이용은 상품 발견 31%, 상품 비교 22%, 단일 상품 평가 23% 등 세 단계에 76%가 몰렸다. 구매 단계는 13%였다. 광고주에게는 이용자가 구매할 상품을 정하기 전에 브랜드를 알릴 기회가 되는 셈이다.
이용자 대화가 광고주에게 넘어가는 것은 아니라는 게 오픈AI 설명이다. 광고주는 채팅과 채팅 기록, 메모리, 이름, 이메일에 접근할 수 없고 조회수·클릭수 등 집계된 광고 성과 정보를 받는다. 다만 광고 개인화를 허용한 이용자의 과거 대화와 메모리, 광고 반응 등 일부 정보는 챗GPT 내부에서 광고를 고르는 데 활용될 수 있다.한국도 정식 서비스…광고 집행 창구 확대
챗GPT 광고의 연환산 매출은 지난달 말 10억달러를 넘어섰다. 연환산 매출은 당시 매출 속도가 1년간 이어진다고 가정해 계산한 수치로, 실제 누적 매출과는 다르다. 광고주는 수만 곳으로 늘었고 챗GPT 주간 활성 이용자는 10억명을 넘어섰다.
광고 제공 지역은 60개국 이상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6월 19일 파일럿을 시작해 8월 11일 정식 서비스로 전환했다. 국내 광고주는 광고 관리자에서 도달·클릭·전환 등 목적에 맞춰 캠페인을 직접 운영하고, 전환 측정 도구로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KT그룹 디지털마케팅 회사 나스미디어는 국내 파일럿 초기부터 약 3개월간 게임·교육·금융·식음료·패션 등 여러 업종의 광고를 운영했다. 회사 측은 최근 보고서에서 시험 집행을 마친 뒤 광고를 이어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광고주가 전환 성과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달 들어서는 기업들이 기존에 쓰던 광고·마케팅 도구로 챗GPT 광고를 집행할 수 있는 통로도 넓어졌다. 아마존 광고는 지난 10일 오픈AI와 제휴해 미국 일부 광고주가 기존 캠페인을 챗GPT까지 확대하는 시험에 들어갔다. 오픈AI는 지난 16일 고객관계관리(CRM) 업체 허브스팟,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파이와의 연동을 발표했다. 광고를 누른 이용자가 해당 기업의 AI와 바로 대화할 수 있는 '스폰서 에이전트'도 공개했다.구글도 AI 검색 서비스 확대챗GPT 광고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구글과의 사업 규모 차이는 크다. 알파벳의 올해 2분기 '구글 검색 및 기타'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7% 증가한 632억7100만달러였다. 유튜브와 구글 네트워크를 포함한 전체 광고 매출은 816억2900만달러에 달했다. 챗GPT 수치는 연환산 매출, 구글 수치는 분기 매출이다.
검색 이용량에서도 구글이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스파크토로와 데이터 분석업체 다토스가 지난해 4분기 미국 데스크톱 이용자의 41개 주요 서비스를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 검색 활동의 73.7%가 구글에서 이뤄졌다. 아마존과 빙, 유튜브도 챗GPT보다 검색 활동이 많은 서비스로 집계됐다.
구글 역시 검색에 생성형 AI를 접목하고 있다. 검색 결과를 AI가 정리하는 'AI 오버뷰'와 긴 질문에 이어 후속 질문까지 할 수 있는 'AI 모드'를 제공 중이다. 구글에 따르면 AI 모드의 월간 활성 이용자는 10억명, AI 오버뷰 이용자는 25억명을 넘어섰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검색광고가 특정 검색어에서 구매 의도를 포착한다면 챗GPT 광고는 대화 과정에서 예산이나 사용 목적 등 훨씬 구체적인 조건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차이점"이라고 짚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