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이 이렇게 많은데"…한전 5년간 성과급 8000억 줬다

입력 2026-09-30 10:09
수정 2026-09-30 13:40


부채비율이 444%에 달하는 한국전력이 최근 2년 연속 정부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올해 상반기까지 5년간 지급된 성과급이 8000억원을 넘겼다. 이 기간 한전의 경영평가에서 일부 재무 관련 지표가 빠지고 ‘국가기간망 적기확충’ 지표가 새로 신설돼 '한전 봐주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전력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2024년과 2025년 정부경영평가에서 연속으로 A등급을 받았다. 앞서 2021년과 2022년에는 C등급, 2023년에는 B등급을 받았다.

정부경영평가 등급이 상승하면서 성과급 규모도 커졌다. 한전 임직원에게 지급된 성과급은 2022년 1314억9200만원에서 2023년 632억7400만원으로 감소했지만, 2024년 1670억900만원, 2025년 2683억9000만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올해는 9월까지 1730억8200만원이 지급됐다. 2022년부터 올해 9월까지 지급된 성과급을 합치면 8032억4700만원이다.

한전의 재무상황은 여전히 재무위험기관 지정 기준을 크게 웃돈다. 한전은 2022년부터 부채비율 200% 이상인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됐고 올해도 지정됐다. 김 의원에 따르면 한전의 부채비율은 2022년 494%, 2023년 644%, 2024년 619%, 2025년 444%였다. 2025년 기준 자산 144조6000억원, 부채 118조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한전의 영업이익은 2022년 33조9000억원 적자에서 2025년 8조5000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평가 지표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2025년 평가에서는 주요사업 계량 부문에 ‘국가기간망 적기확충’ 지표가 새로 만들어졌다. 배점은 3점으로 한전은 3점 만점을 받았다. 반면 경영관리 계량 부문에서는 한전의 재무상황과 관련된 일부 지표가 평가 대상에서 빠졌다. 의원실에 따르면 ‘EBITDA 대 매출액’은 2023년까지 평가됐지만 2024년부터 사라졌고, ‘재정건전화 계획’은 2024년까지 평가된 뒤 2025년에는 제외됐다. ‘인건비생산성’도 2023년을 끝으로 평가 지표에서 빠졌다.

김 의원은 전력망 중에도 중요한 송전 선망의 실제 구축률이 30% 이하임에도 새로 신설된 평가 지표 ‘국가기간망 적기확충’ 부분에서 만점을 받은 점을 들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등 국가 기간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려는 현 정부가 한국전력공사에 대해 봐주기식 평가가 아닌지 의문을 제기했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의 재무실적 악화는 21~23년 러우전쟁시기 급등한 연료비의 상당부분을 요금인상 없이 자체 흡수한것이 원인"이라며 "재무개선을 위해 22년부터 4차례 임직원 임금반납(172억원 2만4737명 참여), 22년~25년까지 15.1조원의 자구노력실적을 이행했다"고 해명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