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30일 13:2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다음 달 8일 가비아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모두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 주주제안에 찬성을 권고했다.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들의 권고가 같은 쪽으로 기울면서 얼라인이 가비아 이사회 과반을 차지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SS는 최근 발간한 가비아 임시주총 의안 분석 보고서에서 얼라인 주주제안에 모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기타비상무이사 엄태현 후보 선임에만 반대하고 이사 수 확대 정관변경 안건과 얼라인이 추천한 곽준호·조성문 독립이사 후보 선임 안건엔 모두 찬성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두 기관이 거의 모든 얼라인의 주주제안에 찬성 의견을 표명한 것이다.
이번 가비아 임시주총 개최는 행동주의펀드와 최대주주 간 분쟁이 한층 격화한 상황에서 비롯됐다. 최대주주 김홍국 대표가 '백기사'로 맥쿼리를 끌어들여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하던 중 얼라인은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하며 맞섰다. 얼라인은 이사 수 정원을 5명에서 7명으로 확대하도록 정관을 변경하고, 사임한 최세영 독립이사 자리 1석과 추가될 2석까지 총 3명의 이사 후보를 냈다.
ISS는 안건 분석 보고서에서 이번 주총을 "공개매수 국면에서 드러난 이사회 감독 실패와 소액주주 대우 문제"를 둘러싼 위임장 대결(proxy fight)로 분석했다. 또한 공개매수 과정에서 이해상충 우려가 있는 최대주주 측이 거래 조건을 협상하면서 나머지 이사회를 배제했다고 지적했다. ISS는 "서구식 거버넌스(지배구조) 체계에서 일반적으로 이해되는 충실의무와 주의의무가 무시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사회 구성을 바꿔 최대주주 측 우호세력에 대한 실질적 견제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ISS는 이례적으로 자체 밸류에이션 분석을 통해 얼라인과 미리캐피탈이 제시한 6만6000원의 공개매수가도 타당한 근거가 있다고 봤다. ISS는 얼라인의 SOTP 방식 밸류에이션을 기반으로 하되 비교기업 멀티플에 25% 할인을 적용해 적정 주당가치를 5만6319원으로 산출했다. 다만 경영권 인수 프리미엄을 더하면 6만6000원도 근거가 있는 가격이며, 오히려 40%대의 프리미엄이 붙은 4만8000원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일회성 기회라는 점을 놓쳤다고 짚었다.
얼라인의 주주제안 안건이 모두 가결되면 이사회 구도는 3(김홍국 대표 측) 대 2(얼라인)에서 3 대 4로 변화한다. 행동주의펀드가 상장사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얼라인은 경영권 인수에는 선을 긋는 입장이다. 10%대 지분만 갖고 있어 다른 주주들의 동의가 없다면 이사회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고, 대표이사가 될 사내이사를 추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독립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로만 이사회 과반을 채우면서 경영은 하지 않는 독특한 사례"라고 말했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