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 日 토이저러스 인수…150개 점포 품는다

입력 2026-09-30 08:18
수정 2026-09-30 08:24

일본 최대 디스카운트스토어 체인 돈키호테가 완구 전문점 토이저러스의 일본 사업을 인수한다. 저출산과 온라인 쇼핑 확산으로 고전해온 토이저러스가 일본 진출 35년 만에 사실상 철수하는 대신, 돈키호테는 가족 단위 고객과 성인 완구 수요까지 흡수하며 완구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돈키호테 운영사인 팬퍼시픽인터내셔널홀딩스(PPIH)는 토이저러스의 일본 내 사업을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 대상은 일본 전역의 토이저러스와 유아용품 전문점 베이비저러스 약 150개 점포다. 인수 금액은 100억엔 규모가 될 가능성이 있다.

토이저러스의 일본 법인인 일본토이저러스는 1991년 이바라키현 아미마치에 첫 점포를 열며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미국 정부가 일본 유통시장 개방을 요구했던 미·일 구조협의의 상징적인 기업으로도 주목받았다. 대형 매장에 저가 완구를 대량 진열하는 ‘상시 저가판매(EDLP)’ 전략을 앞세워 전성기에는 160개가 넘는 점포를 운영했다.

하지만 저출산과 온라인 쇼핑 확대, 가전 양판점의 완구 판매 강화 등이 겹치면서 실적이 악화했다. 일본토이저러스는 2025년 12월기까지 8기 연속 최종 적자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순손실은 37억엔에 달했다. 모회사인 토이저러스아시아는 연내 점포 운영권과 고용 등을 포함한 일본 사업을 PPIH에 넘길 전망이다.

PPIH는 인수 이후 당분간 토이저러스 브랜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는 기존 어린이용 완구뿐 아니라 카드게임과 트레이딩카드 등 성인 고객이 즐기는 상품까지 확대해 새로운 형태의 완구 전문점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돈키호테가 주목하는 것은 완구 시장 자체가 위축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일본완구협회에 따르면 2025회계연도 일본 완구 시장은 전년보다 6% 증가한 1조1664억엔으로 5년 연속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트레이딩카드와 카드게임의 인기에 더해 방일 외국인 관광객 수요도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다.

PPIH는 토이저러스 점포를 활용해 어린이와 가족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이를 돈키호테의 신상품 개발에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반다이남코홀딩스, 다카라토미 등 대형 완구업체와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유통업계에서도 완구와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이온리테일은 지난 7월 게임과 완구 매장을 한데 모은 엔터테인먼트 특화 매장 도입에 나섰다. 야마다홀딩스도 2030년 3월기까지 대형 완구·게임 코너를 갖춘 ‘라이프셀렉트’ 매장을 8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반면 교외형 전문점은 인구 감소와 건설비 상승 등으로 점포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교외와 상업시설 중심의 출점을 줄이고 도시형 플래그십 점포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케아재팬 역시 교외 대형점 중심에서 지방 상업시설 내 소형점 중심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토이저러스의 철수와 돈키호테의 인수는 일본 소매업의 구조 변화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단순히 어린이 대상 완구를 판매하는 교외형 전문점 모델은 한계에 부딪힌 반면, 성인 취미 수요와 인바운드 소비를 끌어들이는 복합형 매장은 성장 여지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