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김장 왜 해?' 한국인 돌변하더니…500억 대박 터졌다 [트렌드+]

입력 2026-09-30 20:00
수정 2026-09-30 20:09

직접 김치를 담그기보다 사먹는 인구가 늘어나는 가운데 한 포기에 1만원 넘는 고가의 '프리미엄 김치'가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엔 대용량 절임배추, 포기김치 중심으로 판매됐지만 최근 들어 겉절이, 파김치, 갓김치 등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상품군으로 확장됐다. 시장이 커지면서 특급호텔들도 미식 노하우와 셰프 손맛을 앞세워 프리미엄 김치를 들고 뛰어들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특급호텔뿐 아니라 유통·엔터테인먼트 업계까지 콘텐츠 커머스 방식으로 김치 시장에 진입하는 등 브랜드 다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프리미엄 김치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는 브랜드는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조선호텔 김치'다. 조선호텔 김치는 2004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품관에서 판매를 시작해 2011년 직영 생산시설을 갖추며 프리미엄 김치 시장을 선도해 왔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23.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구체적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2025년(작년) 연매출은 54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500억원을 돌파했고, 2026년(올해) 매출 목표는 620억원으로 설정됐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2.9%로, 올해 김치 식품만으로 연매출 600억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이러한 성장세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연매출 1000억원을 중장기 목표로 제시했다.

유통 채널은 신세계백화점, 조선델리 등 오프라인 매장과 '조선 테이스트 앤 스타일', 컬리 등 온라인 채널이다. 홈쇼핑은 신세계라이브쇼핑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자사몰 내 정기구독 서비스는 재구독률 65%를 기록해 높은 고객 충성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최근 선보인 조선호텔 겉절이 김치가 목표를 20% 초과 달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반 홈쇼핑 김치나 대형마트 김치 등과 비교하면 가격이 약 3배 높지만, 고품질 원재료와 신선한 제조 방식을 앞세워 고객의 호응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조선호텔 파김치는 1kg 기준 약 4만5000원 수준이며, 갓김치와 열무김치 등도 kg당 2만~3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해외에서도 '프리미엄 김치'를 내세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조선호텔 김치는 2024년부터 싱가포르 프리미엄 슈퍼마켓 '리틀 팜즈' 등에 직수출을 진행해온 것을 비롯해 올해 2월엔 이마트 아메리카 법인을 통해 미국 프리미엄 한국 식품 플랫폼 '울타리몰'과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배추김치·총각김치 약 1.5톤 규모의 첫 선적을 개시했다. 일본에서는 오사카 한큐백화점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롯데호텔앤리조트 역시 김치 사업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롯데호텔 김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증가했다. 롯데호텔앤리조트 측은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포장김치 일상화와 프리미엄 김치 수요 확대를 매출 증가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이에 대응해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자사몰 '롯데호텔 이숍'을 통한 김치 구독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워커힐호텔앤리조트의 경우 1997년 '수펙스 김치'로 호텔 김치 시장을 개척한 원조격 브랜드로, 지난해부터 김치 수출을 시작했다. 올해에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 물량을 확대하는 방침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에 이어 '명장'을 내세운 콘텐츠 커머스까지 등장했다. CJ온스타일이 지난 18일 유튜브 예능 콘텐츠와 연계해 출시한 '파김치갱' 김치는 김풍·침착맨·빠니보틀·곽튜브·키드밀리 등 유튜브 멤버들이 상품 개발 과정에 참여하고, 2024년 식품가공 분야 대한민국 명장 및 2025년 김치명인 제98호로 지정된 박미희 도미솔식품 대표가 지휘해 개발된 상품이다. 파김치 2kg과 포기김치 4kg으로 구성된 '패밀리 패키지'가 5만9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프리미엄 김치 시장이 특급호텔 3사(조선호텔·롯데호텔·워커힐)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 경쟁 구도에, CJ온스타일과 같은 유통·콘텐츠 기업의 신규 진입이 더해지며 카테고리 자체의 외연이 확장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김장 문화 축소와 1~2인 가구 증가라는 구조적 변화가 프리미엄 포장김치 수요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이 일시적 유행이 아닌 하나의 확고한 식품 카테고리로 자리 잡을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각 브랜드의 해외 진출 성과와 콘텐츠 커머스 등 신규 사업 모델의 시장 안착 여부가 프리미엄 김치 시장의 성장 지속성을 가늠하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