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 29일 오후 3시 36분
회사채 금리가 연 4%대 후반으로 치솟았지만 자산운용사들은 좀처럼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시장금리가 단기간에 급등해 기존 보유 채권의 평가손실이 커진 데다 추가 금리 상승에 대한 경계심이 겹치면서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등급 AA-급 무보증 회사채 3년 만기 금리는 지난 28일 연 4.78%로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연 4.52%에서 약 4주 만에 0.26%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날 국고채 3년 만기 금리가 연 4.12%인 점을 감안하면 우량 회사채에 투자해 연 4%대 후반 금리를 확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수익률이 오른 것이다.
통상 채권 금리가 오르면 높은 이자수익을 확보하려는 기관투자가의 자금이 유입되지만, 최근에는 다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21~23일 자산운용사는 회사채를 약 19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시장에서는 금리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오른 점을 원인으로 꼽는다. 금리 급등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운용사들이 기존에 보유한 채권에서 평가손실을 봤다. 여기에 펀드 환매까지 이어져 신규 채권을 사들일 여력도 줄었다.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는 최근 3개월간 약 1조7938억원, 6개월간 7조1726억원이 순유출됐다. 금리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운용사로선 섣불리 매수에 나서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운용사들은 채권 만기를 짧게 가져가는 모습이다. 21~23일 운용사는 잔존 만기별로 2~3년물을 2100억원어치, 5~10년물을 26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반면 잔존만기 2년 이하 채권은 70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가격 하락 위험을 줄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채권 비중을 줄이고 단기물 위주로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들은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 국고채 금리 상승으로 회사채 조달금리가 높아지자 발행 시기를 늦추거나 당장 필요한 자금을 1년 이하 은행 단기 차입으로 조달하는 기업이 늘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