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없었나" 하루 1만명씩 텄다…1000만명 몰린 '국민 통장'

입력 2026-09-30 06:00
수정 2026-09-30 09:26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자가 도입 10년여 만에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주식 투자 수요가 몰리고 20·30대 가입이 늘며 한때 외면받던 ISA가 국민 재테크 계좌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입자 10명 중 4명이 2030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ISA 가입자는 1005만 명, 가입 금액은 76조5000억원이다. 만 19세 이상 성인(약 4407만 명) 네 명 중 한 명꼴로 ISA 계좌를 보유했다. 가입자 한 명으로 따지면 평균 761만원을 넣어둔 것이다.


올해 1월 800만 명을 넘은 지 7개월 만에 200만 명이 더 가입했다. 하루평균 1만 명 가까이 새로 계좌를 열었다. 금투협은 “코스피지수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식 투자 수요가 ISA로 몰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입자 10명 중 4명은 20·30대다. 20·30대 가입자는 412만7000명으로 전체의 41.1%를 차지했다. 올해 들어서만 95만 명 늘었다.

다만 ISA가 20·30대의 전유물은 아니다. 올해 가입자는 전 연령대에서 고르게 늘었기 때문이다. 20대(29.1%)부터 60대 이상(35.0%)까지 증가율이 모두 30% 안팎이다. 중장년층 비중도 작지 않다. 40대(218만 명)와 50대(219만 명)는 각각 전체 가입자의 5분의 1을 넘었다. ◇오명 딛고 2021년 개편 뒤 반등ISA는 예금,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주식을 한 계좌에 모아 투자하는 절세 계좌다. 투자자가 주식과 ETF를 사고파는 ‘투자중개형’, 투자자 지시대로 은행·증권사가 굴려주는 ‘신탁형’, 전문가에게 운용을 맡기는 ‘일임형’으로 나뉜다. 전체 가입자의 89.3%가 투자중개형이다. 젊을수록 투자중개형을 많이 골랐다. 20·30대는 95.1%, 40대는 91.2%, 50대 이상은 81.9%다.

ISA가 처음 나온 건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3월이다. 당시 국무총리가 1호 가입자로 나설 만큼 정부가 홍보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가입 조건이 까다로워 가입자는 오히려 줄었다. 처음에는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사람과 농어민만 가입할 수 있었고,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계좌를 5년간 유지해야 했다. 가입자는 2016년 말 239만 명에서 2020년 말 194만 명으로 45만 명 감소했다. 2021년 소득 요건을 없애고 의무 가입 기간을 3년으로 줄이자 가입자가 다시 늘었다. ◇새 ISA도 출시 대기 중올해에도 ISA는 부침에 시달렸다. 정부는 8월 기존 ISA의 계약 기간을 최대 5년으로 묶고 한도 이월을 없애는 세제 개편안을 내놨다. 절세 효과가 끊긴다는 투자자 불만이 쏟아지자 정부는 이를 철회했다.

새로운 ISA도 출시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국내 주식과 국내 주식형 ETF 등에 장기 투자하면 이자·배당소득에 한도 없이 세금을 물리지 않는 ‘생산적금융 ISA’를 내년 하반기 출시한다. 납입 한도는 기존 ISA보다 1억원 많은 2억원이다. 일정 소득 이하 청년에게는 납입금의 10%를 소득공제해준다. 기존 ISA는 그대로 두고 추가로 가입할 수 있다.

한재영 금투협 K자본시장본부장은 “ISA 가입자 1000만 명 돌파는 ISA가 명실상부한 국민 재테크 계좌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성과”라며 “곧 도입될 생산적금융 ISA와 함께 국민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동시에 시중 자금이 국내 자본시장으로 유입되는 선순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