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동아리 '금융 엘리트' 카르텔…M&A 미공개정보로 200억 챙겼다

입력 2026-09-29 13:57
수정 2026-09-29 14:11
이 기사는 09월 29일 13:5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금융 엘리트'들이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상장사 M&A(인수합병) 및 공개매수 미공개정보를 주고받으며 200억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챙기다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해 장기간 조직적으로 불공정거래를 저지른 '정보 카르텔' 세력을 적발해 핵심 혐의자들의 자택과 근무지 등 2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29일 밝혔다.


증권선물위원회는 부당이득의 은닉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혐의자들의 증권계좌에 대해 자본시장법에 따른 지급정지 조치를 내려 선제적으로 재산을 동결했다.

합동대응단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핵심 혐의자는 30~40대 5명 내외로, 서울대 경영동아리와 글로벌 컨설팅회사에서 함께 활동하며 인연을 맺은 선후배 사이다. 이들은 이후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상장사 임원 등으로 재직하면서 M&A 및 공개매수 관련 업무를 직접 담당했다.

이들은 최근 5년간 자신들이 업무 과정에서 알게 된 5개 종목에 대한 호재성 미공개정보를 상호 지속적·반복적으로 공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해당 정보를 본인의 주식 매매에 이용했을 뿐만 아니라 가족과 지인들에게까지 전달해 매수하도록 했다. 핵심 혐의자와 가족 등 10여명은 정보가 시장에 알려지기 전 주식을 사놓고 공시 이후 주가가 급등하면 되팔아 시세차익을 거두는 방식으로 총 200억 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한국거래소와 금감원의 시장감시 과정에서 개별 이상매매 정황은 여러 차례 포착됐으나, 단순 계좌 매매만으로는 정보 지득 경로나 연관성을 추적하기 어려웠다. 이에 합동대응단은 수년간 포착된 미공개정보 이용 사건 중 동일인이 반복 연루된 건들을 모아 심층 분석에 착수했다. 이후 2026년 5월부터 집중 조사를 벌인 끝에 이들이 대학 동아리 선후배 관계로 얽혔다는 점을 파악했다.

합동대응단 관계자는 "2년 전부터 조사를 진행해왔고 방대한 자금추적과 거래 분석, 인적관계 조사를 통해 범위 넓혀가면서 인적 연관성을 확인했다"며 "압수수색을 통해 증거자료와 진술이 맞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동대응단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자료 분석을 거쳐 조사를 신속히 마무리하고, 혐의자들에 대한 검찰 고발은 물론 부당이득의 최대 2배에 달하는 과징금 부과 등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조치할 방침이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