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동월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대기업 수출 증가율이 90%를 웃돌며 전체의 80% 가까이를 차지한 반면, 중견·중소기업 비중은 축소돼 기업 규모 간 양극화가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관세청이 발표한 '2026년 8월 기업 규모별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수출액은 983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8.7% 늘었다.
증가세를 주도한 것은 대기업이었다. 8월 대기업 수출액은 771억달러로 1년 전보다 94.2% 급증했다. 올해 1월 이후 8개월 연속으로 40% 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유지했으며, 월간 수출 규모 역시 6월부터 석 달째 700억달러 선을 웃돌았다. 반도체(244.7%)와 컴퓨터 주변기기(398.6%) 출하가 가파르게 늘었고, 대(對)중국(164.7%), 미국(114.8%), 홍콩(262.8%) 수출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역시 3월 이후 6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갔으나 상대적으로 증가 폭은 완만했다. 중견기업 수출은 109억달러로 전년 대비 8.8%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도체(18.4%), 석유제품(67.4%), 컴퓨터 주변기기(53.5%) 등이 늘며 미국(23.6%)과 중국(12.6%) 등에서 실적이 개선됐다. 중소기업 수출액은 101억달러로 20.4% 증가했다. 반도체(87.1%), 컴퓨터 주변기기(51.9%), 정밀기기(40.0%) 등이 성장을 견인하며 미국(39.3%)과 중국(25.5%) 시장에서 호조를 보였다.
대기업 실적이 급팽창하면서 수출 점유율 격차는 더 벌어졌다. 8월 전체 수출 중 대기업 비중은 78.4%로 전년 동월(68.09%) 대비 10.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중견기업 비중은 17.3%에서 11.1%로 6.2%포인트 줄었고, 중소기업 비중도 14.4%에서 10.3%로 4.1%포인트 하락했다. 주력인 반도체 부문에서도 대기업(244.7%↑)과 중견기업(18.4%↑), 중소기업(87.1%↑) 간의 격차가 확인됐다.
수입의 경우 기업 규모를 가리지 않고 일제히 늘었다. 지난달 대기업 수입액은 373억달러로 21.8% 증가했고, 중견기업은 120억달러(30.1%↑), 중소기업은 135억달러(18.8%↑)를 각각 기록했다.
한편 올해 1~8월 누적 전체 수출액은 693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3% 늘었다. 이 중 대기업이 5173억달러(74.4%↑)를 차지해 누적 기준에서도 대기업 중심의 성장 구조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의 1~8월 누적 수출액은 각각 909억달러(9.2%↑), 833억달러(14.8%↑)였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