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 실컷 먹어도 2만원대인데"…뷔페가 안 망하는 이유

입력 2026-09-29 09:32
수정 2026-09-29 09:50

미국 최대 뷔페 체인 골든코랄이 메뉴별 원가와 음식 폐기량, 시간대별 수요까지 관리하며 무한리필 사업의 수익성을 지키고 있다. 식재료와 인건비, 연료비가 함께 오르는 상황에서 15.99~18.99달러인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비용을 따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약 350개 매장을 운영하는 골든코랄은 고객이 무엇을 먹는지뿐 아니라 무엇을 버리는지도 분석한다. 음식의 품질이 떨어지면 고객이 이를 남기고 다른 음식을 더 가져가기 때문이다. 정액을 받고 음식을 무제한 제공하는 만큼 폐기량 증가는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랜스 트레너리 골든코랄 최고경영자(CEO)는 “고객을 속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고물가로 외식비 부담이 커지자 미국에서는 무한리필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센셜 조사에서 소비자의 53%는 무한리필 행사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테크노믹에 따르면 미국 대형 외식 체인이 올해 상반기 선보인 무한리필 행사는 150건으로 2021년의 약 4배였다. 애플비와 올리브가든, 레드랍스터 등도 윙과 파스타, 새우 등을 앞세워 고객 유치에 나섰다.


무한리필 모델 자체는 오래된 방식이다. 미국식 뷔페는 1940년대 후반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에서 시작했다. 문제는 비용이다. 골든코랄은 올해 디젤 가격 급등으로 거의 모든 납품업체가 연료 할증료를 붙이고 있으며, 쇠고기 가격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저녁에 등심 스테이크까지 무제한 제공하면서도 15.99~18.99달러인 가격을 유지하려면 메뉴 구성부터 매장 운영까지 효율화해야 한다.

골든코랄 매장에는 평균 150가지 음식이 놓인다. 회사는 메뉴별 조리 원가를 파악해 비싼 음식과 저렴한 음식을 한 구역에 배치한다. 새우 옆에는 허시퍼피와 감자튀김을 놓고, 미트로프는 감자와 그레이비소스, 그린빈과 함께 내놓는 식이다. 고가 메뉴를 숨기지 않으면서도 고객의 선택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는 전략이다. 쇠고기값 상승에 맞춰 대체 메뉴도 개발했다. 최근에는 등심 원가의 약 40%인 뼈째 튀긴 돼지갈비를 선보여 일부 수요를 쇠고기에서 돼지고기로 돌리고 있다.

폐기량을 줄이려면 수요 예측과 품질 관리도 중요하다. 가맹점들은 판매 자료를 바탕으로 15분 단위로 필요한 음식량을 계산한다. 미리 많은 양을 만들거나 보온대에 오래 두면 맛이 떨어지고, 고객이 음식을 버린 뒤 다른 메뉴를 가져갈 가능성이 커진다. 뷔페에서 제공하는 메뉴의 약 80%를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것도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골든코랄의 음식 재료비는 매출의 약 38%로 일반 식당보다 높다. 대신 고객이 직접 음식을 가져가는 방식이라 종업원을 적게 둘 수 있어 인건비 부담은 낮다. 전기·가스요금과 임대료를 포함한 기타 비용은 매출의 10% 안팎으로 묶는 것이 목표다. 회사는 가맹점별 고객 수와 매출 대비 비용 비중을 전체 매장과 비교해 알려준다. 임대료가 비싼 곳은 일주일에 고객이 500명만 줄어도 수익성이 흔들릴 수 있다.

뷔페 가격에 포함되지 않는 음료도 중요한 수익원이다. 골든코랄은 리필 음료를 약 3.20달러에 별도로 판매하며 대부분의 고객이 물 대신 유료 음료를 고른다. 반면 무한리필 음식을 포장해 가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 트레너리는 “포장까지 허용할 경우 수익성 측면에서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골든코랄은 이달부터 배달 시장에서도 새 실험을 시작했다. 버펄로윙 25개나 뼈 없는 버펄로 바이트 50개를 25달러에 판매해 뷔페 밖의 대용량 메뉴 수요를 겨냥했다. 무한리필 경쟁이 거세질수록 많이 제공하는 것 자체보다 원가와 품질, 폐기량을 얼마나 정교하게 관리하느냐가 수익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오세성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