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올바이오파마 주가가 급락했다. 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 '아이메로프루바트'(IMVT-1402)를 이전받은 파트너사가 개발하던 적응증(의사가 약물을 처방할 수 있는 진단) 가운데 피부홍반루푸스(CLE)를 제외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해당 적응증에 대한 기대가 애초 크지 않았다며 아이메로프루바트의 신약 가치 훼손이 크지 않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한올바이오파마는 6.87% 하락한 4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올바이오파마의 파트너사인 이뮤노반트가 지난 23일(현지시간) 아이메로프루바트의 CLE 대상 임상 2상 개념증명(PoC) 결과를 발표하고, 개발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성인 CLE 환자 57명을 대상으로 12주간 진행한 임상에서 아이메로프루바트는 12주차의 1차 평가지표가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나타내지 못했다.
다만 임상 결과를 자세히 따져보면 약물의 작용기전 자체가 무효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판단이다. 이번에 공개된 임상 결과에서 아이메로프루바트 투여군은 다수 지표에서 수치상 위약군 대비 우위를 보였고, 면역글로불린G(IgG) 감소 폭이 큰 환자일수록 임상 반응도 높았기 때문이다. 또 안전성과 내약성 역시 기존 임상 결과와 비슷했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결과가 아이메로프루바트의 기전 자체에 대한 실패로 해석될 여지는 작다”며 “FcRn 억제를 통한 IgG 감소가 CLE에서도 일정 수준의 임상 반응으로 이어졌으나 경쟁 환경을 감안하면 개발을 지속할 만큼 효과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판단했다.
CLE를 제외해도 아이메로프루바트의 개발 적응증은 그레이브스병(GD), 난치성 류머티즘관절염(D2T RA), 중증근무력증(MG), 만성염증성탈수초성신경병증(CIDP), 쇼그렌증후군(SjD) 등 다섯 개다.
정이수 연구원은 “가장 주목되는 적응증은 그레이브스병”이라며 “미국 내 표적 환자 수가 약 33만 명으로, 현재 개발 중인 적응증 가운데 시장 규모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레이브스병은) FcRn 억제제 중 아이메로프루바트만이 등록 임상을 진행하고 있어 계열 내 최초 출시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선 이번 임상 실패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CLE 적응증의 임상 성공 확률을 28%로 가정했다”며 “이번 임상 중단으로 약 3조2000억원으로 추정된 파이프라인 가치의 감소폭은 1000억원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은 이번 아이메로프루바트의 CLE 적응증 개발 중단에 따라 한올바이오파마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3000원에서 7만원으로 소폭 하향했다. CLE 적응증에 대한 가치는 뺐지만, 이뮤노반트가 난치성 류머티즘관절염의 표적 환자 수를 기존 7만 명에서 8만5000명으로 늘린 점을 반영했다.
반면 키움증권은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기존 아이메로프루바트의 가치 산정에 CLE 적응증을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쉬운 결과이긴 하지만 IMVT-1402 전체 파이프라인의 가치 훼손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단기적으로 투자심리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CLE 대상 신약 개발 성공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는 높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