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우크라 지원 재검토해야"…野 "북한 비위 맞추느냐"

입력 2026-09-28 13:12
청와대와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공개를 놓고 공개 설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여야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여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재검토를 요구한 반면, 야당은 정부가 외교로 풀 문제를 국민감정 대립으로 키운다고 지적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사과하라"며 지금까지 인도적 지원과 1억달러의 경제적 지원을 했음에도 돌아온 것은 "정상 간 합의 파기"와 "허위 사실 공보 발표"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 간 신의를 지키지 않는 국가, 정상 간 합의를 무시하는 국가에 지원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며 "대한민국 정부는 즉각 우크라이나 지원을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야권에서는 정부의 대응이 국익을 해친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같은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색적 비난을 계속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사업에 참여 안 할 것이냐. 이재명 정권은 약점 잡힌 북한 비위 맞추느라 이 엄청난 국익을 버리려고 한다"고 날을 세웠다.

외교관 출신인 김건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들의 한국행을 공개했을 때 정부가 가장 먼저 했어야 할 일은 외교채널을 가동하는 것"이라며 "입장이 바뀐 이유에 대해 해명을 듣고 유감을 전달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양국 간 조율된 경위를 국민과 국제사회에 설명하면 될 일"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직접 SNS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비판하고 홍보소통수석이 나서 '허위 공보', '공식 사과', '추가 조치'까지 공개적으로 거론했다"며 "양국 대통령실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양새를 만드는 것이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되느냐"고 따졌다.

이어 "앞으로도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또 다른 북한군 포로가 발생해 대한민국행을 희망하는 사람이 나올 수 있고 그때도 우크라이나 정부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향후 재건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기회도 모색하고 있는데 외교적 통로와 신뢰를 단단하게 만들지는 못할망정 불필요한 공개 충돌을 벌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논란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밝히면서 빚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SNS에 "비공개 합의를 어기고 공개한 우크라이나 측에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나 많이 아쉽다"고 지적했고, 우크라이나 측은 "비밀 유지를 약속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진실 공방으로 번졌다.

국내외로 논란이 커지자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27일 "우크라이나 정부는 '한국 송환 시 다수의 자국 포로와 교환할 기회를 포기했다는 국내 비난 여론이 나올 수 있는 등 매우 민감한 사안이니 한국 송환 사실을 비공개하자'며 보안을 요구했다"며 "우리 측 역시 포로 당사자와 가족들의 안전 문제, 외교 안보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 비공개에 합의하고 송환 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성 수석은 "우크라이나 측이 비공개 합의를 어기고 사전 협의는 물론 통보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공개한 것도 중대한 문제지만 '비공개 합의가 없었다'는 거짓 사실을 발표한 것은 양국 정부 간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며 "합의에 위반한 일방적 공개와 허위 공보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며 이 문제와 관련해 추가로 필요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