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들고 은행 갈 필요 없다"…금융·통신 수사도 '온라인 시대'

입력 2026-09-28 09:20
수정 2026-09-28 09:28


수사기관이 금융거래나 통신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영장을 들고 금융기관 등을 직접 찾아가거나 이메일로 전달하던 방식이 사라진다. 앞으로는 법원이 전자문서로 발부한 영장을 온라인으로 전송하고 금융기관과 통신사도 같은 시스템을 통해 관련 자료를 제출할 수 있게 된다.

28일 법무부에 따르면 법무부·검찰청·경찰청·해양경찰청·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날 오전 8시 '전송형 전자영장 집행시스템'을 개통했다. 2024년 9월 차세대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개통으로 시작된 형사사법절차 전자화가 금융·통신 영장의 실제 집행 단계까지 확대된 것이다.

새 시스템의 핵심은 영장이 발부된 이후 자료를 확보하는 과정까지 온라인으로 연결한 데 있다. 형사사법기관이 법원에서 전자문서로 발부받은 영장이나 요청서·허가서 등을 '전송형 전자영장 집행 포털'에 보내면 금융기관과 통신사업자 담당자가 본인 인증을 거쳐 접속해 내용을 확인한다. 이후 영장에서 요구한 금융거래·통신 관련 자료도 포털을 통해 수사기관에 회신한다.

그동안 금융·통신 관련 영장을 집행하려면 수사기관이 해당 기관을 직접 방문하거나 이메일 등을 활용해야 했다. 새 시스템이 가동되면서 영장 전달부터 확인, 자료 제출까지 일련의 절차를 하나의 온라인 시스템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금융 분야에서는 금융결제원과 국내 20개 은행이 시스템에 연결됐다. 이동통신 3사와 부가통신사업자 등 주요 통신사업자와도 전산 연계를 구축했다. 금융거래정보와 통신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영장 집행 절차가 상당 부분 자동화되는 셈이다.

전자화에 따른 보안·관리 장치도 마련됐다. 금융기관과 통신사업자 직원은 본인 인증을 거쳐야 영장을 확인할 수 있고 영장 확인과 회신자료 제출 이력도 시스템에 기록된다. 전송되는 각종 데이터는 암호화된다.

법무부는 기존 직접 방문이나 이메일 방식보다 영장 집행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집행 과정의 투명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누가 언제 영장을 확인했고 어떤 자료를 제출했는지를 시스템상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스템 개통으로 2024년 시작된 형사사법절차 전자화의 범위도 한층 넓어졌다. 법무부는 "직접 방문, 이메일 등의 집행방식이 아닌 영장집행포털을 통한 확인과 회신을 가능하게 해 영장 집행 절차의 신속성과 투명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