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카카오 사옥, 서울역 등 다중이용시설에 폭발물을 설치하겠다고 허위 협박한 10대들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경찰력을 대거 출동시킨 범행의 성격은 무겁지만 실제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과 피고인들의 나이 등이 고려됐다.
2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항소7부(이미주 부장판사)는 공중협박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군(17)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장기 1년6개월에 단기 1년을 선고했다.
범행을 도운 B군(15)에 대해선 가정법원 소년부 송치를 결정했다. 1심에서 A군은 장기 2년에 단기 1년2개월, B군은 벌금 80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A군에 대해 "A군의 경우 불특정 다수의 생명과 신체를 협박하고 많은 경찰력을 출동시켜 범행 내용이 나쁘다"면서도 "실제 물리적, 신체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 소년보호처분 전력이 있으나 형사처벌 전력은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B군에 대해서는 형사처벌보다 소년보호처분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본인이 혐의를 인정하고 있으며 나이 어린 소년이고 범행 내용이 상대적으로 중대하지 않다"며 "형사처벌보다는 소년보호처분을 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A군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17차례에 걸쳐 다른 사람을 사칭해 KT와 카카오 사옥, 토스뱅크, 서울역 등 다중이용시설을 겨냥한 폭발물 테러 예고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A군은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해외 인터넷주소(IP)로 우회한 뒤 타인 명의로 글을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기업 본사 건물을 폭파하겠다고 하거나 최고경영자에게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했고 특정 계좌로 거액을 보내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카카오 고객센터 게시판에는 대통령을 사칭해 "고성능 폭탄을 카카오 판교 건물에 설치했다"는 내용의 글을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A군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사회를 혼란에 빠뜨렸던 이른바 '스와팅(swatting·허위 신고)' 사건의 마지막 주범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B군은 A군이 범행에 사용할 수 있도록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 번호와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범행을 교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