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지휘 안받는데…특사경 80%가 '초년병'

입력 2026-09-28 18:23
수정 2026-09-29 00:11
전국 특별사법경찰 10명 중 8명은 수사 경력이 3년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 업무만 전담하는 특사경은 전체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다음달 2일부터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수사 지휘권이 사라지는 가운데 전문성 부족에 따른 특사경의 부실 수사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개 기관, 수사전담 ‘제로’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지난달 이 같은 내용의 ‘2025년 특별사법경찰 업무처리 현황 및 성과 지표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해 말 기준 총 2만419명의 특사경이 근무 중이다. 중앙행정기관(35곳) 소속 특사경이 1만4359명이고, 나머지 6060명은 17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일하고 있다. 특사경은 노동, 관세, 식품, 환경 등 각 행정기관에서 담당하는 분야 범죄를 단속·수사하는 공무원이다.

검찰이나 경찰 수사관과 달리 특사경은 수사 경력이 매우 짧다. 지난해 기준 사법경찰 근무경력이 1년 미만인 특사경은 9632명(47.2%), 1~3년은 6810명(33.4%)이었다. 경력 3년 미만 비율이 1만6442명(80.5%)에 달했다. 소방청과 보건복지부, 금융위원회, 대구시 등 8개 기관은 경력 3년 미만 특사경 비율이 95% 이상이었다. 지난해 전국에서 1만1130명의 특사경이 신규로 지명됐는데, 이들 상당수가 특사경 업무를 처음 맡았다.


행정기관의 순환 보직 특성상 특사경의 전문성이 쌓이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대다수 특사경은 일반 행정지도와 민원 처리 등 업무를 병행한다. 수사만 전담하는 특사경은 4203명(20.6%)뿐이다. 고용노동부(927명), 국토부 철도특사경(519명), 법무부 교정본부(306명) 등 순서로 수사전담 인원이 많다. 11개 기관은 수사전담 특사경이 한 명도 없었다.

2019년만 해도 특사경 1인당 송치한 사건이 평균 4.9건이었는데 2024년 3.5건, 지난해엔 3.3건으로 감소했다. 반면 기소율(송치 건수 대비 기소 건수)은 2024년 43.9%에서 지난해 57.8%로 개선됐다. 그러나 기관별 실적 편차가 컸다. 작년 총 3만1072건이 기소로 이어졌다. 이 가운데 1만6989건(54.7%)이 고용노동부에서 나왔다. 국가유산청과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 금융위, 대통령경호처 등 11개 기관은 작년 기소 실적이 ‘제로’였다. ◇다음달 검사 수사지휘 사라져대검은 이번 보고서에서 특사경 규모, 전담조직 비율, 공조수사지휘율 등 다양한 변수와 기소율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공조수사지휘율과 기소율의 상관관계가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특사경의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선 단순히 특사경 수를 늘리는 것보다 검사와 특사경이 긴밀한 합동 수사 체계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실제 지식재산처 특사경이 지난달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위조상품을 판매한 총책을 베트남에서 국내로 송환하는 성과를 냈는데, 서울중앙지검과 수사 초기부터 영장 신청, 포렌식 등을 긴밀히 논의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다음달 2일부터 특사경은 더 이상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지 않게 된다. 대신 검사로부터 지도 및 조언을 받을 뿐이다. 검찰 관계자는 “검사의 통제가 사라지면 사건 암장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