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자산 온체인화, 새로운 금융 수요 만들 것" [이스트포인트 : 서울 2026]

입력 2026-09-28 17:40


전통 금융자산을 블록체인으로 옮기는 온체인화가 비용 절감과 결제 효율화를 넘어 새로운 금융상품과 자본 활용 방식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토큰화된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를 24시간 거래하고 담보로 활용하면 기존 금융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투자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28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글로벌 디지털자산 프라이빗 콘퍼런스 '이스트포인트: 서울 2026'에서는 '전통자산의 온체인화: 인프라, 발행자, 투자자'를 주제로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패널 토론에는 체탄 카르카니스 프랭클린템플턴 아시아태평양 디지털자산 파트너십 총괄, 안드레이 라조렌코 ADI파운데이션 최고경영자(CEO), 홍 김 비트와이즈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샘 심 메리츠증권 글로벌 디지털자산 총괄이 참여했다. 마이클 이폴리토 블록웍스 공동창업자가 좌장을 맡았다.

카르카니스 총괄은 금융상품을 온체인으로 옮기면 거래 과정의 중간 절차와 비용을 줄이고 펀드에 자동화 기능을 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블록체인을 단순하게 설명하면 더 저렴하고, 더 좋고, 더 빠른 금융 인프라"라며 "24시간 365일 작동하면서 기존 금융상품에 프로그래밍 가능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 공동창업자는 토큰화의 핵심 가치로 자본 효율성을 꼽았다. 토큰화된 ETF나 펀드를 담보로 자금을 빌리고 이를 다시 투자에 활용하는 등 기존 시장에서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금융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토큰화된 펀드를 담보로 대출받아 다시 투자하는 방식으로 자본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며 "ETF와 펀드를 24시간 담보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새로운 수익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라조렌코 CEO는 토큰화가 기존 금융상품을 디지털 형태로 복제하는 데 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머니마켓펀드(MMF)와 사모대출 등 다양한 자산을 온체인으로 옮기고 이를 기초로 새로운 파생상품을 설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MMF뿐 아니라 프라이빗 크레딧 같은 자산도 온체인에 올릴 수 있다"며 "그 위에서 새로운 파생상품과 금융상품을 만들면 기존에 없던 금융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관련 제도와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실제 시장 수요를 확인하는 단계라는 평가가 나왔다. 심 총괄은 "국내에서는 지식재산권과 선박, 항공우주 등 정형화하기 어려운 자산의 토큰 증권화가 논의되고 있다"며 "이들 상품이 실질적인 투자 수요와 유동성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는 다양한 상품을 시도하면서 어떤 자산이 글로벌 투자자의 수요를 끌어낼 수 있는지, 국내에서는 어떤 상품에 실제 수요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역마다 다른 규제 체계는 온체인 금융 확산의 변수로 꼽혔다. 카르카니스 총괄은 "아시아는 큰 기회가 있는 동시에 매우 복잡한 시장"이라며 "싱가포르와 홍콩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지역이 있는 반면 한국과 일본, 중국, 인도, 호주 등은 규제 환경과 제도화 속도가 모두 다르다"고 말했다.
기존 금융상품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신흥시장에서는 토큰화의 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금융회사나 증권계좌를 이용하기 어려운 투자자도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금융상품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조렌코 CEO는 "일부 시장에서는 투자자가 기존 금융상품에 제대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며 "금융상품을 온체인으로 옮기면 비용을 낮추고 더 많은 투자자에게 시장을 개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강민승 블루밍비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