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에 대비하기 위한 상조상품 납입금을 자녀 영어캠프, 웨딩, 돌잔치 등 다른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늘고 있다. 소비자는 자녀 교육 등의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상조업체는 쌓인 선수금을 매출로 전환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28일 웅진프리드라이프는 상조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겨울방학 해외 영어캠프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발표했다. 캠프는 내년 1월부터 영국·미국·캐나다·뉴질랜드·사이판·말레이시아·필리핀 등 7개국에서 11개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상조 서비스 가입을 꺼리는 소비자를 새로 유입시키는 효과도 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교원라이프도 지난 10일 유학 전문기업 유학네트와 손잡고 해외 유학·영어캠프·해외 한 달 살기 서비스를 내놨다. 전문 컨설턴트와 상담한 뒤 학생의 성향과 학업 목표에 맞춰 초·중·고교 유학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상조회사가 전환서비스를 확대하는 이유는 쌓이는 선수금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고객이 납입한 선수금은 장례 등 실제 서비스가 제공되기 전까지는 회계처리상 부채로 잡힌다. 선수금이 쌓일수록 부채가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는 셈이다.
반면 소비자가 여행·웨딩 등 선수금 전환서비스를 이용하면 이 금액을 매출로 잡을 수 있다. 소비자는 상조계약 전체를 서비스로 이용하거나, 납입금의 일부만 서비스로 사용할 수 있다.
장례 전 상조 납입금을 다른 곳에 쓰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업계는 경쟁적으로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웅진의 올해 1~8월 여행 서비스 이용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두 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행 전용 상품의 신규 가입 건수는 약 15배 늘었다. 맞춤가발과 관리 서비스, 주방·욕실 등 홈인테리어에도 상조 납입금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보람상조의 웨딩 전환서비스 이용자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이용 실적이 전년보다 13.3% 증가한 데 이어 올해 1~8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27.5% 늘었다. 신혼여행과 크루즈 여행, 해외 골프 상품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장례 때까지 상조상품을 유지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택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