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부가 북한 포로 2명을 송환하는 과정에서 ‘한국과 비공개하기로 합의한 적 없다’고 밝힌 데 대해 청와대가 “공식 해명과 사과를 요구한다”고 27일 밝혔다. 송환 공개 여부를 놓고 국내에서 진실 공방 양상이 이어지자 사실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에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밤늦게 입장문을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 측의 합의에 위반한 일방적 공개와 이에 이은 ‘비공개 합의 사실이 없다’는 허위 공보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 대통령의 사실에 기반한 정당한 공개 발언에 대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공보실이 비공개 합의가 없었다는 거짓 사실을 발표한 것은 양국 정부 간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양국의 우호 관계에 심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라고 했다. 또 “이 문제에 대해 추가로 필요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 포로 2명의 한국행을 전격 공개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X(옛 트위터)에 “비공개 합의를 어기고 공개했다”며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나 많이 아쉽다”고 유감을 드러냈다. 이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가 SNS에 “그런(비공개) 합의는 없었다”고 밝히며 논란이 커졌다. 야권에서는 “김정은의 심기를 건드리는 게 두려웠나” 등 비판이 제기되며 정치 쟁점화됐다.
입장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송환 협상 과정에서 자국 내 비난 여론을 감안해 송환 사실을 비공개로 하자며 보안을 요구해왔다. 러시아에서 북한군 포로와 우크라이나 포로를 교환하자는 제안을 건넨 데 따른 것이다. 우리 정부도 포로 가족 등의 안전과 외교·안보 문제를 고려해 비공개에 합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에서 충분한 사전 설명이나 구체적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번 송환 사실을 발표했다는 게 청와대 입장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