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이후 액화천연가스(LNG) 현물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 선물가격도 현물과 비슷한 수준에 형성돼 에너지값 부담이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LNG를 수입하는 한국도 발전비용과 전기요금 상승 압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18일 동북아 LNG 가격지표인 일본·한국 마커(JKM)는 100만BTU(MMBtu)당 약 27달러로 44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중동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 2월 마지막 주(2월 27일, 10.94달러)와 비교해 150%가량 오른 수준이다. 같은 기간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은 50% 상승했다. LNG 가격 상승률이 브렌트유의 세 배에 달한다.
선물시장에서는 LNG 가격이 겨울까지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레이딩 뷰가 집계한 뉴욕상업거래소(NYMEX) 시세에 따르면 JKM 11월물 선물은 지난 14일 MMBtu당 28.90달러에 마감됐다. 트레이딩 뷰에서 확인 가능한 2022년 9월 이후 최고치다. 같은 날 12월물과 내년 1월물은 각각 28.76달러, 28.6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6월 말 전쟁이 재확산하자 LNG 가격 상승세가 재개됐다. 해양정보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의 LNG 수출량은 지난 6월 ‘60일 휴전’ 영향으로 110만톤(t)까지 회복했다. 이후 미국과 이란이 공습을 재개하자 7월 12~28일 LNG선 통항량이 0을 기록했다.
지난여름 아시아와 유럽의 물량 확보 경쟁도 LNG 가격을 밀어 올렸다. 아시아에서는 냉방에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LNG 수요가 늘었다. 같은 기간 유럽은 겨울에 사용할 재고를 확보하고 있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JKM 현물가격은 6월 평균 MMBtu당 17.33달러에서 7월 평균 19.10달러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유럽 가스값(TTF)은 MMBtu당 13.19달러에서 18.07달러로 올랐다.
높은 가격으로 인해 아시아의 LNG 수입량은 8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케플러 자료에 따르면 세계 최대 LNG 수입 지역인 아시아의 9월 LNG 인도 물량은 2009만t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8년 9월(1988만t) 이후 동월 기준 최저치다. 아시아가 소화하지 못한 물량은 유럽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의 수입량은 8월 755만t에서 9월 798만t, 10월에는 1053만t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겨울 날씨가 LNG 가격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강한 엘니뇨(해수 온도 상승) 영향으로 동아시아 일부 지역은 평년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본 기상청은 지난 18일 일본의 10~12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겨울의 시작도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국은 2025년 기준 LNG 수입 물량의 약 80%를 장기계약으로 확보하고 있어 현물가격 급등의 충격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다만 고가의 LNG가 시차를 두고 국내에 들어와 발전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가스공사의 일반발전사업자용 천연가스 요금은 지난 6월 기가줄(GJ)당 약 1만9380원에서 이달 2만4807원으로 석 달 만에 약 28% 상승했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